▲ 충북지역이 15호 태풍 ‘볼라벤’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28일 천연기념물 290호로 지정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왕소나무’(王松·일명 용송(龍松))가 뿌리째 뽑혀 쓰러지자 괴산군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사고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통과하면서 대전과 충남지역 곳곳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볼라벤이 관통한 28일 충남지역에서는 3명이 숨졌고, 대전·충남지역에서 5만 6180가구가 정전피해를 입기도 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7일부터 28일 오후까지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보령 38㎜, 태안 29.5㎜(근흥 57㎜), 서산 25㎜, 대전 7.8㎜, 세종 2.0㎜를 기록했다. 태풍의 세력이 예상보다 약화되면서 비의 양은 적었지만, 바람은 태안 격렬비열도가 초속 39.4m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초속 20m~26m의 강풍이 부는 등 관련 피해도 속출했다.

◆대전·세종 비교적 피해 적어

대전과 세종은 가로수와 간판 등이 쓰러지는 강풍 피해가 일부 발생했으나, 피해가 크지 않았다. 대전은 가로수 63그루와 간판 48개가 쓰러지고, 13곳의 주택과 2곳의 유리가 파손됐다. 또 대덕구 송촌동 한 병원 간판이 뜯겼고, 서구 월평동 한 버스정류장 지붕이 무너지기도 했다. 서구 장안동과 대덕구 삼정동 일대 1500가구가 나무 전도로 잠시 정전을 겪었다.

◆인명피해에 대규모 정전까지

태풍의 중심과 인접했던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 볼라벤이 관통한 28일 낮 12시 10분경 서천군 한산면 한 주택 옥상에서 비닐하우스 정리를 하던 정 모(73·여) 씨가 작업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

또 천안시 동면 화덕리에서는 김 모(90·여) 할머니가 현관문을 열다 강풍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고, 부여군 은산면 거전리에서는 김 모(74·여) 씨가 헛간 지붕에 포장을 덮다 담장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태안군 고남면 고남6리에서는 김 모(68)씨가 선박 고정작업을 나갔다 넘어져 두개골 골절로 입원 치료중이나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쓰러진 가로수와 간판이 전선을 덮치면서 대규모 정전 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충남 청양군 정산면 일대 1800가구가 불안에 떨었고 보령시, 부여군, 홍성군, 태안군 등에서도 비슷한 정전 사고가 발생해 모두 5만 400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

서해안 7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면서 섬으로 들어가는 바닷길도 모두 꽁꽁 묶였다. 또 보령시 효자도리 소도섬 선착장에서는 계류 중이던 3.5t급 어선 1척이 계류색이 끊어져 선박이 유실됐다.

충남은 가로수 93그루, 간판 185곳, 신호등 5곳이 쓰러졌고, 지붕 99곳, 창문 56곳이 파손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하면서 힘을 잃고 빗줄기는 약해졌지만, 강풍이 이어지면서 서해안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면서도 “제14호 태풍 덴빈도 한반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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