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호 태풍 ‘볼라벤’이 동반한 강풍으로 수확을 앞둔 사과가 90% 이상 떨어진 충북 괴산군 연풍면 유하리 과수원에서 한 농부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볼라벤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도심지역에도 피해를 안겼지만 특히 수확을 앞둔 충북도내 과수농가는 낙과 및 나무손상 등의 피해가 집중됐다.

이번 태풍의 피해가 과수농가에 집중된 이유는 볼라벤이 지나며 충북지역에 폭우 없이 강풍만 휩쓸고 갔기 때문이다. 이 로인해 상대적으로 논 농사는 피해가 적었지만 과수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6개 시·군 198.9㏊의 농지에 피해가 발생했다. 충주에서는 사과 0.4㏊, 비닐하우스 0.1㏊ 한 동 등 0.5㏊가 피해를 입었다.

청원에서는 배 6㏊·벼 3.1㏊·방조망 0.8㏊·인삼시설 2.6㏊·창고 1동·비닐하우스 0.4㏊ 등 12.9㏊가, 옥천에서는 인삼 6.3㏊, 비닐하우스 2동 0.1㏊ 등 6.4㏊에 피해가 발생했다. 영동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영동군은 사과 60㏊, 배 80㏊, 복숭아 30㏊, 벼 5㏊ 등 175㏊가 손실을 입었다. 또 괴산은 사과 2.1㏊, 단양은 수수 2㏊가 피해를 봤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피해 집계가 늦어지고 있어 향후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날 청원군 미원면의 과수농가는 지형에 따라 약 50%에서 80%의 사과가 낙과했다. 산등성이에 위치한 과수원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지만 평지에 위치한 과수원의 낙과율이 높았다.

특히 미원면의 특색사업으로 추진중인 계원리 사과나무 가로수는 90% 이상의 사과가 떨어져 처참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수확을 앞둔 가을옥수수가 대부분 넘어져 상품성이 떨어졌고, 인삼농가도 큰 피해를 봤다.

하지만 청원군의 사과농가 피해는 충북도의 피해상황보고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된 제천에서도 한수면 송계리의 배과수원 2곳에서 약 60%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음성에서도 일부 과수원에서 낙과 피해가 일어났다. 충주에서는 살미면 공이리의 한 복숭아 농장이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번 태풍으로 특히 전국 최대 포도산지인 영동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릴 예정인 ‘영동포도축제’에 차질이 빚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강풍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깨, 고추 등의 농작물도 피해가 컸다.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피해가 과수농가에 집중되면서 추석을 앞두고 수확을 기대했던 농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추석을 한 달 여 앞둔 시점에 농산물에 피해가 집중됨으로써 추석 물가도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피해보상을 놓고 풍수해보험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이날 사과농장에 피해를 입은 청원군 미원면 계원리 박동선(47) 씨는 “태풍에 대비해 27일 모든 나무에 지지대를 설치했지만 버티지 못했다”며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것 같지 않아 풍수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에서 배과수원에 피해를 입은 김현수(55) 씨도 “재해보험에 들지 않아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전했다.

한편 충북도는 다음달 7일까지 농림수산식품부에 피해상황을 최종 보고하고 다음달 27일까지 피해정밀조사 및 피해복구액을 보고 할 계획이다. 또 규정에 따른 재난지원금 지급하고 경미한 피해는 자체복구를 유도할 예정이다.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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