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더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전 세계 의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로 다양한 암 치료기술과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다른 3분의 1은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만성병처럼 완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환자들이 국소 진행됐거나,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전신으로 전이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

이렇게 진행되거나 전이된 환자들과 수술 후 재발된 상태의 환자들이 병원에서 흔히 받아야 하는 치료가 항암제 치료다.

보편적인 항암제 치료는 세포 독성 항암제의 사용이다.

세포 독성 항암제를 이용한 기존의 항암제 치료는 암의 재발방지나 생명연장에 있어서 중요한 이점이 있지만 구토나 탈모, 체중감소 및 골수 기능 억제 같은 여러 부작용들이 뒤따른다.

그러나 최근 분자 생물학과 유전학의 발전으로 특정 암에서 특징적인 단백질의 신호전달체계가 밝혀지면서 정상세포는 거의 죽이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죽여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표적 치료제'가 등장해 암치료의 신기원을 이뤘다. 가장 대표적인 표적 치료제는 기적의 신약으로 불리는 '글리벡'.

2001년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만성 골수구성 백혈병의 치료약이다. 기존의 항암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평균 3~5년 정도의 생존기간을 보였지만, 글리벡을 사용한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6%나 됐다. 5년 생존율은 암의 완치를 가늠하는 시간 단위다.

이후 다양한 표적 치료제가 연구 중에 있고, 현재 많은 영역의 암 질환에서 표적 치료제가 개발돼 임상시험 중에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적 치료제의 종류를 살펴보면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으로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또는 효소를 차단하거나 기능을 억제시키기도 하고, 또는 암세포 표면의 특징적인 항원에 항체가 달라붙어 암세포가 사멸시킨다.

둘째는 암세포 주변의 혈관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암세포의 영양 공급원인 혈관을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혈관성장인자 수용체의 억제제가 있다. 혈관성장인자 수용체의 억제제를 기존의 항암제와 병용하면 암의 침윤과 타 장기로의 전이를 억제하는 등 효과가 더욱 좋고, 생존기간도 연장해준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자적 표적이 하나가 아닌 여러 개를 목표로 하는 약제도 개발이 되고 있다. 표적 치료제는 조만간 세포 독성 항암제는 퇴보하고, 이를 대신하는 표적 치료제가 항암제 치료의 근간을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

또 지금의 표적치료제들은 모든 암환자에게 동일한 치료효과를 보이지는 않고, 표적이 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효소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했을 때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맞춤형 표적 치료제가 개발돼 암환자들에게 획기적인 치료결과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천안=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도움말 = 배상병 순천향대 천안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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