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연중 신입·경력직원을 채용하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출연연에 있던 경력 행정직원들이 IBS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력 공백의 어려움을 겪는 데다 IBS가 채용 때 높은 급여와 직원 복지 등을 내세우면서 상대적인 차별감도 적지 않다는 것.

특히 이번 행정직 경력직원의 자리 이동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은 향후 연구단 구성이 본격화 되면 연구원 인력 충원 때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21일 IBS와 출연연 등에 따르면 IBS는 최근 신입·경력 직원 채용을 준비 중이다.

이번 채용은 올들어 4번째로, 예정 인원은 20명 내외로 알려졌다.

출연연들은 IBS가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경력직원 채용하면서 업무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모 출연연 관계자는 “IBS가 주로 5~7년 차의 중견급 인력을 선호하면서 한창 일할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꼴”이라며 “갑자기 다른 경력자를 구할 수도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신입 직원을 채용해 처음부터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게다가 IBS 채용이 진행될 때마다 한 출연연에서만 수십 명이 물밑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어 근무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불평도 잇따르고 있다.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더 좋은 조건을 쫓아 지원하는 사람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람들의 업무 관심이 전과 같겠나”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연구기관이라는 동종 업계에서 더 좋은 조건을 앞세워 직원들은 뽑아가는 행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모 출연연 관계자는 “처음 과학벨트 설립 때 제기된 인력 돌려막기 우려에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결국 현실화가 되고 있다”며 “같은 연구기관 간에 30% 가까이 높은 연봉을 앞세워 인력을 빼가면 남은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IBS 측은 신설 기관으로서 우수한 인력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IBS 관계자는 “IBS 창립에 따라 배정받은 인원을 충원하는 것으로, 경력직이 많이 필요하다”며 “출연연 직원들이 IBS로 찾아오는 것은 그만큼 IBS에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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