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경기불황과 대형병원에 대한 선호의식 증가 등의 여파로 지역 의료계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료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의 상위권 5개 병원(일명 빅5,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에는 충청권을 비롯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는 반면 지역의 중소 병원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올 6월 현재 대전과 충남북지역의 병·의원(3차 의료기관 제외) 수는 모두 8489개로 지난 2007년에 비해 9.6% 늘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지난 2007년 2512개에서 2706개(올 6월 현재)로 7.7%, 충북은 2442개로 5년 동안 8.9%, 충남은 3341개로 11.7% 각각 늘었다.

기관별로 보면 병원(2차 의료기관)은 지난 2007년 94개에서 125개로 32.9%, 요양병원은 133개로 72.7%, 의원은 2804개로 4.8%, 치과병원은 14개로 27.3%, 치과의원은 1259개로 20.4%, 한의원은 1272개로 20.6%, 약국은 2175개로 4.7% 각각 증가했다.

이들 병·의원이 심평원에 청구하는 건강보험 급여비도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 병·의원(3차 의료기관 제외)이 심평원에 청구한 총 급여비는 지난 2007년 2조 6678억 3200만 원에서 지난해 3조 7347억 9200만 원으로 39.9% 늘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 병·의원들이 전체적인 숫자나 청구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기관별 요양급여비의 청구 유형을 보면 의료계의 생태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구된 요양비용을 100으로 하고, 기관별 점유비율을 분석해 보면 병원(2차 의료기관)은 지난 2007년 10%에서 지난해 11.5%로, 요양병원은 5.2%에서 10.4%로 급증한 반면 의원은 38.2%에서 33.4%로 급감했다.

또 같은 기간 치과병원과 한의원은 각각 0.2%, 5.1% 등으로 변화가 없었고, 치과의원이 4%에서 3.8%로, 약국도 36%에서 34.4%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서울의 빅5에는 '환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이들 5개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에 지급된 건강보험 급여비는 2조 971억 원으로, 전국의 44개 상급종합병원에 지급된 5조 7133억 원의 급여비 중 37%에 달한다.

빅5에 지급된 급여비는 지난 2007년 1조 2803억 원에서 지난해 2조 971억 원으로 5년간 연평균 13.1%나 급증했으며, 월 평균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36만 3000명에서 지난해 49만 4000명으로 연평균 8.0% 늘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서울의 상위 5개 병원이 전체 의료시장을 독식하면서 의료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며 "지역 의료계도 이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부 병·의원은 생존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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