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임시이사회 이후 한 달여가 지나면서 서남표 KAIST 총장의 거취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가운데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보고서와 풍자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 총장 퇴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일 KAIST 등에 따르면 총학은 최근 ‘왜 서남표 총장이 즉각 퇴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20일부터 하루에 한 장씩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총학은 이번 보고서의 취지를 “서 총장이 개혁과 비개혁의 프레임을 적용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왜곡해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총학은 이날 첫번째 게시물인 ‘소통의 부재 속에 이루어진 첫 제도 개혁’을 통해 “2006년 서 총장이 취임 후 발표한 KAIST 혁신안과 그 진행 과정 등 초기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학생들은 내달 초 서 총장 집무실이 있는 행정동 앞에서 학내 밴드와 외부 인디밴드 등을 섭외해 서 총장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풍자한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서울대 법인화 반대 운동을 전개할 때 개최한 ‘본부스탁’을 본딴 것으로, 장기화된 학내 사태에 지친 학생들에게 새로운 의식을 고취시키자는 의도로 마련됐다.

학생들은 공연 홍보를 위해 이번 사태를 패러디한 UCC ‘남표스타일’을 제작 중이다.

행사를 준비 중인 한 학생은 “학교 구성원으로써 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서 총장의 독선적인 운영에 구성원 모두가 주인되는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이 같은 학생들의 행동이 학내 사태 해결이 도움이 되지 않은다고 판단하면서도 특별한 대응 없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지난 임시이사회를 통해 KAIST 발전위원회가 구성돼 학내 사태 해결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의 이 같은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KAIST 이사회는 현재 표삼수 이사를 통해 교수협의회와 교수평의회, 학부·대학원 총학 등을 만나 21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위원회를 통해 학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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