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고공행진을 하던 기름 값이 한 달여 동안 내림세를 보이더니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어 있는 주유소 가격표시판은 이제는 지켜보기조차 두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각종 대중교통 요금 인상 소식은 서민들에게는 이젠 부담을 넘어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불 붙은 기름 값’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981.07원이다.7월 16일 1891원에서 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휘발유값은 같은 달 24일 1903원으로 올라서면서 1900원대를 회복하더니 이달 들어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일 1927원으로 시작한 전국 휘발유 값은 하루 1~4원씩 매일 꾸준히 올라 불과 15일 만에 1960원대로 진입했다. 충북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9일(1893.66원)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도내 휘발유 값은 이날 현재 ℓ당 1976.42원으로 불과 한 달 사이 무려 82.76원이나 뛰었다. 경유 값도 같은 기간 1716.60원에서 66.4원이 오른 1783원에 판매되고 있다.

도내 기름 값이 ℓ당 1800원대로 저점을 찍으며 머문 시점은 지난달 7일부터 24일까지 정확히 18일에 불과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대에 다시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불안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7일 최저점을 찍었던 도내 휘발유 값은 매일 꾸준히 3~4원씩 오르며 20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버스·택시 '너마저'…대중교통도 요금인상 예고

유가 상승으로 자가용을 집에 두고 다니더라도 물가 대란의 덫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이 상당수 하반기 중 올라갈 것으로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3년마다 인상되는 택시 요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부산이 내년 2월 택시 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900원으로 31.8% 인상하기로 확정했고, 울산도 인상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에도 현재 2400원인 기본요금을 3200원으로 33.3% 올리는 방안이 접수됐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 요금 인상이 이뤄질 경우 전국으로 확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충북도내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년 주기로 오르는 일반 완행버스와 직행버스, 고속버스 등 '3대 시외버스' 요금도 올해 말 일제히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서민 부담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땅 뿐만아니라 하늘까지 운임요금 인상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 여행의 대중화를 이끈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요금 인상도 잇따르고 있는 추세다. 에어부산은 다음달 1일부터 국내선 공시운임을 평균 9.7% 올리기로 했고, 제주항공은 제주행 국내선 운임을 올리는 방안을 마련해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도 다음달 중 국내선 운임을 인상할 예정이며 취항 이래 한 번도 운임을 올리지 않은 진에어도 다른 항공사의 동향과 환율 및 유가 움직임을 지켜보며 김포~제주 노선의 요금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생활물가 인상 대란에 정부에서도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관계부처들은 선제적으로 물가관리대책을 강구해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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