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본경선이 시작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후보들의 활동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정치적 관심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안 원장 측은 16일 안철수재단 이사회를 열고 재단의 기부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위배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재단 이름은 유지하되 대선 이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앞서 14일에는 안 원장 측 인사로 알려진 금태섭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진실의 친구들’이란 페이지를 개설하고 정치권의 네거티브 검증 공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13일에는 안 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출판사의 독서모임에 참석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펼치고 있다. 17일에는 전국 26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한국비전 2050 포럼’이 안 원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안 원장에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파격적인 행보에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내 지지율 1위로 평가받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최근 서울 명동 거리에서 춤을 추며 경선인단 신청을 독려했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외국의 CF를 패러디한 ‘팬더 학규’ 동영상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경기도 성남에서 번지점프를 하며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안간힘을 썼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당 경선이 흥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지율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지나친 안철수 껴안기’가 지지율 답보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들이 안 원장과의 연대를 강조하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안철수가 대세’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안 원장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던 손 고문은 최근 “정권교체는 손(孫)·안(安)에 있다”며 우호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안 원장을 “논에서 모내기도 안 해본 사람”이라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김 전 지사도 “함께 의지할 부분이 있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비판 수위를 조절하고 있으며, 문 고문은 여전히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만이 “안 원장과의 단일화는 것은 당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 원장이 외곽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지금의 당 경선을 ‘마이너리그’로 볼 것”이라며 “경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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