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화제를 낳았던 2012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 동안 런던과의 시차로 인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태극전사들을 열렬히 응원했던 온 국민들도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그러나 올림픽 기간 동안의 불규칙한 수면 외에도 열대야 등으로 인해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림픽의 후유증인 수면장애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올림픽 기간동안 런던과의 시차로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면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불안증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식사, 활동, 잠자고 꺠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한다.
◆수면장애=신체적·정신적 악영향

인간에게 있어 수면(잠)이란 하루 생활 중 약 1/3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수면은 생체리듬을 구성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온 몸의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의 기능유지, 스트레스 해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이 멍하고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진대사의 균형이 깨지면서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수면은 단순히 지친 몸을 휴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한 생리작용이다. 수면은 낮의 활동 중 축적된 마음과 육체의 피로를 회복시키고,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며, 마음속의 사소한 상처들을 유연하게 소화시키는 등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수면의 양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다음날 낮에 졸리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면 적당하다고 하며, 이는 대한민국 성인의 경우 하루에 평균 7시간에서 7시간 30분 정도이다.

반면 수면의 양이 지나치게 적을 경우 다음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면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 불안증, 성격변화, 학습능력 저하 등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곤란을 겪게 되기도 한다.

◆수면장애 극복을 위한 생활수칙=생체리듬의 정상화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의 피로도와 함께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을 받는다. 따라서 몸은 무척이나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구체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생체리듬의 혼란에 의해 불면증이 유발됐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수면 습관을 만들어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생체리듬을 정상화시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다음 습관들을 일상생활화 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라

수면장애는 원인이 무엇이든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식사, 활동, 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일어나는 시간'이다. 일어나는 시간이 불안정하면 편안한 잠을 이룰 수가 없고 전날 늦게 잤다는 이유로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다음날의 수면 주기가 점점 뒤로 늦춰지게 되면서 더욱 잠들기 어렵게 된다. 결국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잠자기 위해 애쓰지 마라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원 없이 푹 자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감고 잠자려고 애를 쓰고, 이러다 보면 오던 잠도 달아나고 대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릿속에 가득해진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 노력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각성상태를 유도하여 더욱 잠을 못 자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늘밤은 꼭 자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오늘도 밤 샐 각오를 하며 포기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잠을 잘 자게 하는 비결이다. 잠을 푹 자겠다는 욕심을 버리면 잠은 저절로 찾아온다.

△낮에는 눈을 크게 뜨고 햇볕을 쬐라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낮에 햇볕을 쬐면 분비가 억제되었다가 밤이 되면 한꺼번에 분비되어 수면을 원활하게 한다. 전날 밤 이루지 못한 잠을 보충하려고 낮에 오래 동안 눈을 붙이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이 깨져 수면장애가 악화되기 마련이다. 또 실내에서만 일하는 현대인들은 태양광선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틈만 나면 햇볕을 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한낮에 졸음을 이겨내려고 억지로 버티기보다는 1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은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분부터 1시간까지의 낮잠 시간과 원기 회복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10분간의 낮잠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제 복용은 전문의 상담을 받아라

수면장애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울 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한다. 결국 더 많은 약을 먹어야 잠에 들 수 있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는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수면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 약물을 효과적으로 병용한다.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써야 할 경우에도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하에 복용해야 하며, 수면제 없이도 잠이 잘 오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끼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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