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 분위기를 활용한 대전 국회의원들의 미묘한 지역 주도권 경쟁이 감지되고 있다. 여야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 마련될 지역선거대책위원장이나 대선 캠프 합류 여부 등을 통해 지역 정치 수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3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새누리당에선 박성효 의원과 이장우 의원 간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과 이 의원 모두 친박(친 박근혜)이라는 점에서 향후 대전지역 대선판을 누가 이끌고 갈지 관심사이다. 박 의원의 경우 현 대전시당위원장으로서 대전선대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이 의원도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전선대위원장은 대선 후보가 결정된 후 중앙당 캠프에 꾸려진 이후 결정될 일”이라면서도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적 활동폭도 달라질 수 있어 현역 의원들은 어떤 자리를 맡을 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 3명의 국회의원의 관계 설정은 좀 더 복잡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하는 대선 경선 후보와 계파가 다르다 보니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4선으로 국회부의장인 박병석 의원은 지역내 좌장으로서 대선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비록 민주당 합류가 늦었지만 시당위원장이며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는 이상민 의원은 대전지역 선거구도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끌고 갈 공산이 크다. 박범계 의원은 비록 초선이지만 당내 가장 세력이 큰 친노(친노무현)계로서 이번 대선을 발판으로 확실한 정치적 이미지를 심기 위해 지역에서 일정 지분을 가지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3명의 의원들은 대선을 치르면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지역을 이끌 발판을 만들려고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은근한 신경전이나 견제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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