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으로 시집 온 일본인 여성들이 광복절을 맞아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죄를 하겠다"며 거리로 나왔다. 14일 대전역 서광장에서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대전지부’ 회원 60여 명이 일본정부를 대신해 위안부 문제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그녀들의 사죄는 마음을 울리는 진심이었다. 죄를 지은 입장이니 용서를 구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가 아니냐며 반문했고, 일본군 성노예(종군위안부) 할머니들 얘기가 나올 때면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들은 “일본이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식민통치와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죄뿐”이라며 “머리를 숙이고 진심을 다해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말뚝 테러와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의 격한 반응 등 반일 감정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 여성 60명이 대전역에 모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고 일본 정부를 대신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날 대전역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한·일 양국 우호문화 추진 집회’에 참가한 우에노마끼꼬 씨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했던 일본정부의 행동을 돌이킬 수는 없지만, 마음만이라도 일본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20년 전 일본 니가타현에서 대전으로 시집왔다. 결혼생활 동안 그녀는 언론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한·일 간의 역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의 짐이 쌓였다고 했다.

그녀는 “솔직히 학창시절에는 위안부 문제 등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이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행동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한국으로 시집온 뒤 일본의 행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위안부 소녀상에 대한 말뚝 테러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올림픽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선수의 ‘독도는 우리땅’ 피켓 세리머니 등에 대해서도 마음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고 한국으로 시집왔기 때문에 당연히 시집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우에노마끼꼬 씨 외에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일본 여성 대부분은 일본정부의 책임 있는 모습과 후손들을 위해 한·일 관계가 ‘갈등과 대립’에서 ‘신뢰와 우호’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성들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연신 눈물을 훔치며 더듬거리는 말투로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다.

마쓰오쓰미에 씨는 “우리는 한국을 아버지의 나라, 일본을 어머니의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사랑해야 가정이 화목한 것처럼, 한국과 일본이 갈등과 대립하기보다는 신뢰와 우호의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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