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은 우리 민족이 다시 찾은 빛을 뜻 합니다”

제67주년 광복절을 맞아 1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운동을 벌였던 정완진(85·유성구 노은동) 애국지사의 강연이 진행됐다.

1927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정 옹은 1943년 대구상업학교 재학 중 항일학생결사 ‘태극단’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항일운동을 벌이다 동료의 밀고로 발각돼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을 받고 감옥살이를 했다.

해방 후에도 23년간 경일대학교(경북 경산) 영문학 교수를 역임하며 젊은 학생들에게 일제 식민정치의 부당함을 알리고, 나라 사랑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일신을 바친 공로가 인정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훈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청소년과 학부모 등 50여 명은 애국지사의 증언을 통해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 잃은 사람들의 모진 삶과 애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정 옹은 강연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권을 피탈 당한 암흑시기에 태어나 노예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며 “일장기가 국기인 줄 알았고, 정오가 되면 길을 걷다가도 일본의 수도를 향해 절을 해야 하던 시절”이라고 어두웠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일본의 민족차별에 저항하고 자주정신을 찾기 위해 ‘태극단’을 만들어 투쟁에 나섰다”면서도 “윤봉길 의사 등을 보고 테러분자라고 지칭하는 망언이 나오기도 하는데 여러분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마친 정 옹은 당시 우리가 얼마나 광복을 갈망했는지를 보여주는 시 한 편이 있다며, 직접 적어온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낭송했다. 시 낭송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정 옹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달했다. 또 정 옹과 함께 3대 애국지사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 ‘할아버지의 토시’를 관람했다.

박윤주(17) 양은 “강연을 통해 광복절이 평소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뜻깊은 날임을 깨닫게 됐다”며 “애국지사를 통해 당시 상황을 들으며 국가의 소중함도 함께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부모 주의화(49·여) 씨도 “우리가 그동안 편안히 누리면서도 잊고 살았던 것을 다시 느끼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면서 “광복절을 맞아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딸아이와 함께 참여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더욱 유익한 하루였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대전현충원은 이날 애국지사 강연 외에도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내가 만든 손 글씨 태극기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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