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던 직장인 이모(33) 씨는 대전시 외곽의 중소형 아파트를 구매하려던 결심을 접고 결국 전세집을 얻었다.

부동산 시세를 조사하는 기관마다 가격이 제각각인 것은 물론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어있는 주택가격 역시 같은 아파트의 비슷한 조건임에도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부동산 시세 사이트마다 주택가격이 다르고, 집값이 빠졌다는데도 부동산에 붙은 매매호가는 전혀 떨어져 있지 않아 꺼림칙했다”며 “이후 고민해 본 결과 차라리 전세를 얻어 4년 정도 살면서 돈을 모아 그 이후 이사를 하기로 계획하고 서구의 한 아파트에 전세집을 얻었다”고 말했다.

#2. 남편의 은퇴 후 면적을 줄여 중소형 아파트에 입주하려던 주부 강모(58) 씨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국토해양부나 각종 부동산 전문 업체들이 공시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들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강 씨가 알아본 아파트는 전용면적 84㎡대가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기준 지난 3월 당시 2억 원으로 나와있었지만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최소 2억 3000만~2억 5000만 원의 가격이 즐비했다.

강 씨는 “인터넷 시세가 잘못된 건지 부동산 가격이 잘못된 건지 미심쩍어 선뜻 계약을 할 수 없었다”며 “부동산에서는 호가에서 최대 1000만 원 가량 낮은 금액이 실거래가라고 하지만 최근 거래가 없어 제가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부동산시장의 거래 실종이 장기화 되면서 정확한 주택가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수요자들의 불만이 높다.

부동산 시세가 부정확한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 실종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을 팔려는 사람은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고, 사려는 사람은 한푼이라도 덜 내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보니 호가와 매매가격이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사실 매매가격은 최근 거래가가 기준이 되는데 지역의 대부분 아파트들이 지난 4월 이후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하니 기준가격을 잡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는 “정말 급해서 집을 내놓는 사람들은 호가를 내려부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집들은 여간해서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고 한다”며 “수요자들은 향후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 호가가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다보니 부동산 거래 침체 장기화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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