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병원 전경. 충청투데이 DB  
 
지난 7월 세종시가 출범함에 따라 지역유일의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 병원의 향후 입지와 경쟁력 확보방안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충북대와 함께 충청권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병원이 최근 세종시 분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자칫 도내 지역의료체계의 연쇄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본보는 충북대병원의 경쟁력 확보 방안 등에 대해 3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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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세종 분원 유치 ‘사활’

충남대는 지난 6월 총장직선제 폐지를 골자로 한 ‘학칙개정안’을 내부구성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답보상태에 빠졌던 제2충남대병원의 세종시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이 붙었다.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달 500병상 이상의 분원 건립 의사를 세종시에 전달한 뒤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는 등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세종시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 병원이 건립되면 병원 면적과 규모로 볼 때 사실상 본원이 되는 셈이다. 충남대는 이를 위해 세종시 분원 유치 TF팀을 구성할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달 중에는 기획재정부에 분원 설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병원의 분원 추진 시 예상 사업비는 2200억 원 수준. 정부로부터 최대한 지원받을 수 있는 예산은 600억~700억 원 가량이다.

의지만 있다고 해서 병원이 지어질 수는 없는 노릇. 이에 충남대병원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경우 과도한 부지 매입비로 인한 사업비 공백을 3년~5년에 걸쳐 분할상한 하는 복안도 짜고 있다.

충남대학병원 관계자는 “분원 유치 플랜이 정부의 선택을 받게 되면 중부권 대표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제2의 서울대병원를 목표로 질 높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위기의 충북대병원

반면 충북대병원은 충남대의 세종시 분원 유치 움직임에 대해 마땅한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지역 3차 의료기관 기능에 국한된 현재의 경쟁력으로는 지역 의료 서비스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북대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들은 이미 KTX 개통 등으로 환자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같은 지역 경쟁 병원마저 분원 설립에 열을 올리면서 ‘병원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역의료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충남대 세종 분원’이 설치될 경우 충북대병원과의 거리는 20여km 미만. 원정 진료의 개념을 떠난 근거리 대형 의료기관 출현에 따른 빨대효과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당장 세종시의 의료기관 유치 등은 인접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 예산으로 집행되는 지역별 거점병원으로 안정적인 환자 수급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동시에 상실되는 부분이다.

충북도가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 기능으로 인식하고 있는 임상시험+종합병원 유치와 기능 중복도 넘어야할 산이다. 충남대 분원이 설치될 경우 충북대병원과의 특화 분야가 다르다고 하지만, 환자 유치 부문에서 중복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가 ‘경쟁력 떨어지는 국립대 병원에 대해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충북대병원의 체질 개선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충남대 세종 분원이 추진된다면 우리도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 의사 표현을 할 계획이지만, 재정적 측면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는 오송과 세종시의 향후 발전 추이를 바라 볼 수 밖에 없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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