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지난 3주간 계속된 불볕더위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이정현 기자  
 

폭염 뒤 찾아온 각종 물가의 도미노 인상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농축산물, 가공식품과 같은 먹을거리 음식부터 전기세, 유류값 등 서민물가 전반에 걸친 가격인상은 무더위에 지쳐있던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짓누르고 있다.

◆농축산물 가격 ‘고공행진’

지난 3주간 이어진 불볕더위로 생육에 지장을 입은 신선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과 함께 여름 휴가철 늘어난 소비량 탓으로 축산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12일 청주농수산물도매시장과 농협청주하나로클럽, 지역 유통업체 등에 따르면 연일 폭염이 이어지며 작물 공급량이 감소한 8월 청주지역 채소가격은 50%까지 상승했다.

이날(9일 기준) 현재 농협청주하나로클럽에서 판매되는 시금치(1㎏) 가격은 6450원으로, 전달(4474원) 보다 44.1%(1976원)나 올랐다. 또 양배추(1포기) 값은 2980원으로 전달(2210원)보다 34.8% 상승했으며, 무(1개)도 전달(990원)보다 36%오른 13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마트도 이날 기준 상추 1봉(150g) 가격이 2000원으로, 전달 1000원에서 두 배나 올랐으며, 얼갈이와 열무 가격은 한 단 기준 2500원에 판매돼 전달대비 68.9%상승했다. 이 가운데 상추는 공급물량 감소로 일부 대형할인매장을 제외한 유통업체에서는 물량을 찾아보기도 힘들어졌고,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1통) 가격은 2만 3800원으로, 전달(1만 2500원)보다 두 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여름 휴가철 소비량이 늘어난 탓에 돼지고기 가격도 널뛰기했다.

지난 5월 초까지만해도 100g에 1604원이던 삼겹살 가격은 지난 6월 초 1877원(17%)으로 오르더니, 이날 현재 평균 1895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마트 상당점 관계자는 “연일 35℃를 웃도는 폭염에 녹색채소들의 잎이 시들거나 말라죽는 경우가 늘어 산지 공급량이 하락하고, 신선도가 빨리 떨어지는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며 “삼겹살의 경우 휴가철 소비량 증가로 가격이 잠시 오르긴 했지만 각종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데다 여름도 지나가고 있어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방위적 ‘살인물가’

농축산물 가격인상에 이어 서민생활과 직접 관련된 각종 물가의 전방위적인 상승 압박은 심각한 수준이다.

먼저 가공식품 업체들은 국제 원자재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다시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의 8~9%인상, 동원F&B도 참치 캔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의 제품 인상이 이뤄질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가 여론 악화로 인상을 철회하거나, 유보한 식품업체들까지 가담할 것으로 보여 다시 한번 물가대란이 재현될 수 도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기름값과 전기요금도 큰 부담이다.한 때 2100원대를 육박했던 충북도내 휘발유 값은 지난달 초 1800원대까지 떨어지며,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현재 충북지역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46.02원으로, 지난달 16일(1893.51원) 최저가를 찍은 이 후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달 22일부터 다시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도내 휘발유 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유류부담은 날로 가중될 전망이다.

국제 원유가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 기름값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매년 오르는 전기요금은 서민들을 더욱 벼랑끝에 내몰고 있다.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이 줄다리기를 해오던 전기요금 인상폭이 결국 4.9%로 결론나면서 이달 중 오른 요금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해 8월 4.5%, 12월 4.9%를 올린 데 이어 또 이뤄진 것으로, 물가상승 압력과 서민생활 부담 등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률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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