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거래 침체로 인해 실거래는 답보상태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큰 주택소유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려는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 대전시 유성구의 한 중대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56) 씨는 지난 6월부터 서구의 중소형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현재 거주중인 아파트를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놓고 거래를 기다리고 있지만 2개월 동안 2~3명 정도 집을 보기 위해 방문했을 뿐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자녀들도 취업과 대학진학으로 타 지역에 있고, 은퇴도 가까워져 집을 줄이려고 하는데 도통 계약이 되질 않고 있다”며 “대출금도 부담이 되고, 둘이 살기에는 집이 크다 싶어 하루 빨리 작은 아파트로 옮기고 싶은데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 씨와 사정이 비슷한 중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은 이같은 거래 침체와 집값 하락이 장기화 될 경우 수도권에서 속출하고 있는 ‘깡통아파트’의 불똥이 대전지역까지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부동산 업계는 대전지역의 경우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아직은 ‘깡통아파트’ 전락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지난 2008년까지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에서도 하위권이었고, 2009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값이 크게 뛰면서 아직까지 ‘깡통아파트’ 속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최근 대부분의 주택소유자들이 스스로를 ‘하우스푸어’로 인식하면서 여러가지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만일에 대비한 자산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12일 아파트담보 대출금리 비교사이트 뱅크아파트(bankapt.com)는 ‘깡통아파트’가 우려될 때 현 시점에서는 매각보다 대출 비율을 낮추는 자산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뱅크아파트 관계자는 “급매물로 인근 부동산에 내놓아도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는 법원에서 경매로 진행되는 동일한 물건들이 급매물보다도 낮은 가격에 낙찰이 되는 경우가 많아 매각 시점으로 좋지 않다”며 “현재 본인의 아파트에 담보 대출이 있다면 대출 비중이 시세대비 얼마 정도 인지 확인하고, 대출 비중이 높거나 제2금융권 대출을 받았다면 일부 자금을 마련해 대출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은행 별로 아파트 담보 대출금리 비교를 통해 현재 최저금리의 1금융권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깡통아파트=담보대출이 아파트 값보다 더 많은 아파트나, 예전 아파트 시세보다 가격이 하락하여 기존에 LTV 50~60% 로 대출받은 금액이 현재는 아파트 시세의 70~80%까지 육박하여 이자상환이나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는 아파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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