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유흥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한 건물에서 술을 팔고 성매매까지 알선하는 이른바 ‘풀 살롱’이 버젓이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소들은 음주와 성매매가 한 번에 이뤄지는 수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은 오락실에만 집중돼 여러가지 억측을 낳고 있다.

◆풀 살롱, 오피스텔 성매매 다시 고개

지난 3일 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유흥가 밀집지역. 20대로 보이는 호객꾼(삐끼)들이 술 취한 남성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풀 서비스 1인당 27만 원”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풀 서비스를 묻는 남성의 질문에 이들은 “손님 두 명 당 양주 1병, 맥주는 무제한 제공되고 술을 마신 후 2차(성매매) 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갑이 얇아진 직장인들 사이에서 기존 룸살롱의 절반 가격에 ‘2차까지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룸 안에서 변태적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나 외형은 기존의 단란주점과 똑같아 경찰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속 오피스텔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한 성매매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인근 한 오피스텔. 짧은 옷차림의 20대 여성들이 건물 안으로 줄기차게 들어간다.

일명 ‘카맨’이라 불리는 남자종업원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이 곳 오피스텔 등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포주들은 이들로부터 성매매 한 건당 5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이 수수료로 직원을 채용해 여성들의 이동을 돕고 있다.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의 거주지 등으로 직접 찾아가기 때문에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기 쉽고 대부분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예약을 받고 있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 ‘엇박자 단속’ 풍속 업소 단속 전무

그렇다면 이들이 불법적인 성매매를 공공연히 알선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북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종전 일선 경찰서에서 담당하던 불법 유흥업소, 사행성 게임장, 성매매 업소 등 불법 풍속업소에 대한 단속과 수사업무를 위해 지방청광역단속팀을 결성했다.

경찰은 종전 단속 과정 중 경찰과 업소 간 유착 의혹 등 잡음이 불거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단속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공교롭게 같은 달 불법 오락실 단속 무마 대가로 업자에게 돈을 받은 지방청 소속 A 경사가 검찰에 구속 기소됐고 자연스레 단속초점은 불법 게임장으로 맞춰졌다.

이틈을 타고 지역 성매매는 경찰의 단편적인 단속을 비웃듯 또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단속팀은 지난 5월 이후 불법 오락실 업주 수십 명을 입건하는 등 성과를 올렸지만 ‘풀 살롱’ 등 신종 풍속업소에 대한 실태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의 ‘엇박자’ 단속과 더불어 광역단속팀의 구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팀원들의 풍속 업소 단속 경력이 특별전담팀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충북청은 단속팀을 결성하면서 업주와의 유착 관계를 사전 차단키 위해 각 경찰서 질서계 직원을 단속팀에서 배제했다. 이는 전문 단속 요원의 부족과 느슨한 단속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경찰 내부의 반응이다. 여기에 6명에 불과한 단속팀원의 수도 청주지역 모든 풍속업소 관련 업무를 담당하기엔 무리라는 의견 또한 지배적이다.

경찰관계자는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단속의 한계가 있다”며 “특히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성매매는 현장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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