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이은 유례없는 폭염 탓에 대청호에도 녹조(綠藻)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당국의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대전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 금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대청호에서 조류가 빠르게 증식하면서 상수원수에서 냄새가 나는 등 상수원 관리에 적색등이 켜졌다. ▶관련기사 3·4·5면

충청권 500만 식수원을 위협하는 대청호 녹조는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남조류(藍藻類)의 대량 증식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anabeana)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오스민(geosmin) 때문에 악취가 나는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관계당국은 최근 악취를 풍기는 녹조 덩어리가 발생했던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앞 대청호 상류에 고인 물을 순환시키는 '수차' 5대를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금강 지류인 '소옥천'이 유입되는 이 곳은 지난달 31일부터 녹조덩어리가 수면에 떠다니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으며, 긴급 수거에 나선 당국은 나흘간 이 일대서 10㎥가량의 녹조덩어리를 걷어냈다.

또 녹조가 호수의 하류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근에 길이 60m, 깊이 7m의 대형 '수중 차단막'도 설치했다. 아울러 대전·청주취수탑이 있는 대전시 동구 추동과 충북 보은군 회남면 문의수역의 수심 10∼60m 지점에 설치된 75개의 '폭기시설'도 가동 중인 상태.

지난달 30일 측정된 대청호의 조류농도는 '클로로필-a 농도(엽록소량)'의 경우 회남 16.9, 추동 6.0, 문의 4.0㎎/㎥였으며, 남조류 세포수는 회남 1926, 추동 580. 문의 680개/㎥로 '주의보' 수준에 이른 상황이다. ‘조류 주의보’는 1주일 간격으로 측정하는 '클로로필-a 농도'가 2차례 연속해 15㎎/㎥을 넘고, 남조류 세포수가 500개/㎥ 이상일 때 발령된다. 특히 남조류 세포수가 5000개 이상이고,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일 때는 ‘조류경보’가 내려진다.

이에 따라 금명간 대청호에 조류경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번 녹조확산은 비가 적게 온 데다 이상기후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남조류는 날씨의 영향이 큰 만큼 수치를 매일 관찰하는 등 녹조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계당국은 이번 주말 비가 내리면서 폭염이 한풀 꺾이면 녹조 현상도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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