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찌는듯한 '폭염'과 잠못들게하는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가는 시간을 붙들기는 어려운가 보다. 7일이 절기상 가을이 시작되는 '입추(立秋)'인 동시에 여름의 끝을 알리는 '말복(末伏)'이기 때문이다. 6일, 청주를 비롯한 충북 전역은 35도를 넘는 폭염속에 무더위가 이어졌다. 그러나 계절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인지, 청주 인근의 들녘은 벌써 고개를 숙이고있는 ‘벼’들로 장관이다.

'말복'은 복날중 세 번째 절기로 이날에는 보신(補身)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 먹는다. 특히 개장국, 닭백숙에다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해 팥죽을 먹기도 한다.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전해진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벼는 이렇게 마디가 셋이 돼야만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된다고 한다.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靑山)·보은(報恩)의 큰애기가 운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충북 옥천 청산과 보은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추가 많이 생산되는 지방인 데서 유래한 속설이다.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핀다고 하는데 복날에는 날씨가 맑아야 대추열매가 잘 열리게 된다.

그런데 이날 비가 오면 대추열매가 열리기 어렵고 결국 대추농사는 흉년이 들게 된다. 따라서 대추농사를 많이 하는 이 지방에서는 혼인비용과 생계에 있어서 차질이 생기기에 이를 풍자해서 만든 말이다.

'입추'는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다.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돼야 한다. 조선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고 한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상당한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입추가 지나면서 밤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며 “이때부터 가을 준비를 시작해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는 등 김장에 대비하는 때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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