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충북지역 교정시설 수형자들이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청주교도소. 충청투데이 DB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청주교도소 등 충북 도내 교정시설에도 ‘더위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5일 청주교도소, 충주구치소 등에 따르면 최근 수형시설 내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수형자들이 정신적, 신체적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형자들은 교도소 내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에 땀이 줄줄 흐르고 야간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겹쳐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청주교도소는 지난 1970년 건립된 곳으로 30여 년이 지난 노후시설이기 때문에 재소자들이 찜통더위로 더욱 고생하고 있다. 또 화장실을 포함한 3평 남짓한 감방에서 벽에 붙은 선풍기 하나로 무더위를 지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교도소 측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수형자들의 여름나기를 돕는데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청주교도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재소자들에게 매일 5회씩 얼음물을 제공하고 있다. 또 취침 전 냉수목욕을 실시해 수형자들의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밖에 운동장에 냉온수통을 비치해 수형자들이 운동시간에 냉수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충주구치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좁은 공간에 최고 10여 명이 수용돼 있어 여름철 무더위는 수감자들에게 고역이다. 구치소 관계자는 “바깥기온이 35도를 넘어서면 감방안의 체감온도는 그 이상인 40도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구치소는 더위로 인한 수감자들의 탈진을 막기 위해 매일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시원한 수박과 빙과류 등을 제공하는 등 인권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밖에 음용수를 충분히 공급해 재소자들의 탈수증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그나마 오래전 개소 된 타 교정시설과 달리 환기와 통풍이 잘되는 신식 건물이라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무더위에 교도소 측은 결국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재소자 전원에게 반바지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 이 반바지는 출소자들의 재소자복을 개조했다. 또 한낮 무더위 감방 안 열기를 식히기엔 선풍기 한 대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수형자들에게 부채도 지급했다.

이밖에도 일부 작업장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재소자들의 더위를 식히게 하고 있다.

교도소 측은 스팀시설이 완비 돼 겨울에는 문제가 없으나 에어컨 없이 천장에 부착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보내야 하는 수용자들에게 얼음물, 부채 등은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청량제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청주교도소 관계자는 “교도소 건물이 30여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여름철 열기가 그대로 감방 내에 전달되고 있어 수형자들이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며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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