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예산 편성 과정에 도민들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는 '도민참여 예산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도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도가 인터넷을 통해 도민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단 한 사람도 응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도는 '도민참여 예산제'를 위해 7월부터 전화와 우편, 인터넷을 통해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도민들로부터 민선 5기 8대 전략과제와 분야별 투자 우선 순위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각 실·국의 예산편성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련된 각 실·국의 예산은 40명으로 구성된 도민참여 예산위원회가 검토 후 내년도 예산편성 여부를 논의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도민참여 예산제'에 참여하는 예산위원회가 소규모에 그쳐 다양한 도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다양한 설문을 통해 도민들의 의견을 각 실·국 예산안에 우선 반영하고 이를 다시 도민참여 예산위원회에 회부하는 과정을 거쳐 '도민참여 예산제'의 대표성을 높이겠다는 게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이다.

도는 현재 용역기관을 통해 도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설문을 하고 있고 도정 서포터즈 단원 500여 명을 상대로 우편설문을 받고 있다.

또 도 홈페이지에 '예산편성에 바란다'를 개설하고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의 의도대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적극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도민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예산편성에 바란다'에 대한 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는 현재까지 ARS 전화설문과 우편설문이 진행 중이고, 의견 접수 기간이 8월 말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도가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전화와 우편설문과 달리 도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인터넷 조사에서 한 달이 넘도록 단 하나의 의견도 개진되지 않았다는 점은 '도민참여 예산제'의 의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도 관계자는 “8월 말까지 도민의견을 신청받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전화와 우편설문을 취합해 도민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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