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선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들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기호순). 연합뉴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결과가 굳혀진 게임으로 흐르면서 흥행 저조로 이어지고 있다. ‘대선 후보 압축’과 ‘국민 관심 끌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치러지고 있는 경선이지만 둘 다 놓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사 토론과 2일 천안에서 열리는 충청권 합동연설회 개최를 기점으로 경선 일정을 절반을 소화했지만,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박근혜 후보 추대식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경선이 시작된 뒤 정당 지지도나 후보들의 지지율은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거나 답보 상태이다. 오는 20일 후보 선출이 예정돼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그들만의 경선’으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여의도연구소 한 관계자는 1일 “지금 상황에선 경선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흥행저조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얽혀있지만 무더운 날씨와 올림픽 기간이 경선 일정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선이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난 가장 큰 이유는 흥행 요소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2007년 경선 땐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박빙 승부가 대선 흐름의 전체를 이끌었다.

두 후보 모두 야당 후보보다 월등히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보니 사실상 본선 경쟁으로 평가되면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를 반영하듯 경선 투표율도 무려 70.8%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경선은 시작 전부터 결과가 뻔한 싱거운 경쟁으로 굳혀졌다. 지지율이나 조직 등에서 박근혜 후보와 어깨를 견줄 후보가 없다 보니 경선 과정에서도 ‘반전’(反轉) 등의 이슈 생산을 못하고 있다.

오히려 ‘박근혜 대 비(非) 박근혜’ 구도의 상호비방으로 흐르면서 국민 시선을 더욱 밀어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경선 기간이 여름휴가철과 올림픽이 겹쳤다는 시기적인 악재도 재미없는 경쟁으로 진행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이 깊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일 충청권 합동연설회 등을 포함해 앞으로 5번의 연설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핵심지역인 서울과 텃밭인 대구·경북을 비롯해 인천, 경기 등 최대 승부처가 줄줄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당은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경선 흥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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