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살인적 폭염에 대한 고령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폭염이 이제는 이상기후를 넘어 재난이 되고 있는 가운데 폭염 인명피해 대부분이 50대 이상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폭염피해 집중현상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별 폭염예방 대책의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와 충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지역에서 발생한 폭염환자 2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5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다.

대전은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총 5명의 폭염환자 가운데 3명이 50대 이상이었고 충남도 17명의 폭염환자 중 9명이 50대 이상 고령층에 속했다.

연령별로는 대전의 경우 50대가 3명이었고 충남도 50대가 3명, 60대가 1명, 70대가 2명, 80대 이상도 3명이나 됐다. 실제 전국의 평균 최고기온이 37.4도에 달했던 지난 23일 충남 공주에서 밭일을 하다 폭염에 발작을 일으킨 여성의 나이는 53세였다.

또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38.2도까지 올랐던 25일 대전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열사병 증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남성도 56세 고령층에 속했다.

폭염피해의 고령층 집중현상은 전국적으로도 동일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009년, 2011년 2년 단위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폭염환자 3만 2442명 가운데 30% 이상인 1만 1993명이 5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이 중 70대 이상은 무려 4499명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폭염피해에 쉽게 노출됐다.

특히 이 기간 유독 노인인구가 많은 충남의 폭염환자는 모두 3274명으로 충북과 경기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돼 고령층의 폭염피해 집중현상을 뒷받침했다. 고령층이 폭염에 취약한 것은 호흡기, 뇌혈관질환 및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최근 국립기상연구소가 발표한 폭염의 위해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층은 기온이 32도에서 1도씩 증가할 때마다 사망자 또한 9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연구 결과 보고서는 호흡기와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면 사망과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곧 폭염에 취약한 노약자 등에 대한 맞춤별 폭염예방 대책이 절실한 이유가 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폭염피해는 노약자나 도시 빈민 등 사회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 등 인체에 많은 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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