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중원 중의 중원으로 꼽히는 충청지역 민심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을 찾고 있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예비후보는 30일 충남 지역을 찾았다. 태안 유류피해대책위원회와 서천 국립생태원을 방문하고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문 후보는 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 참여정부 때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사고 후 보상처리 등에서 국가의 책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미진했던 점을 지적했다. 서천국립생태원에서는 환경을 보호하고 생태자원을 활용하는 '생태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31일 충북도 찾는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청주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하고 대선에 임하는 각오 등을 밝힐 예정이다. 문 후보는 이날 당원간담회도 열어 '왜 문재인인가'를 주제로 강연한 뒤 생태문화관이 있는 청주 산남동 두꺼비마을에서 '생태공동체 제안'을 발표하고 육거리시장을 방문한다.

민주당 손학규 대선 경선후보도 지난 27일 청주를 찾아 충북선거대책본부를 발족했다. 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충북선거본부 전진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몰이를 시작했다. 선거대책본부는 홍재형 충북도당 위원장과 오제세 의원이 각각 경선대책위원장과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민주당 정세균 후보도 지난 25일 청주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충북의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적극 지원하겠다. 생색내기가 아닌 충분한 지원으로 균형발전을 실현하겠다"며 충북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청주·청원 통합시에 대해 정부에서 약속한 재정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철 연장도 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도 지난 18일 충북 청주에서 출판기념회 겸 대선출정식을 열고 지지세 확보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지지자들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창고'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지난 10일에는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운동을 위한 첫 행선지로 충청권을 택했다. 박 전 위원장은 1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정부통합전산센터'를 찾아 내부시설을 견학한 뒤 '정부 2.0(지식정부)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오후 청주 일신여고 재학생들과의 만남에서는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생각을 전하고 '젊은이들의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박 위원장의 충청권 방문은 지난 2일 '세종시 출범식' 참석에 이어 불과 9일만이다.

민주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10일 유성의 한 식당에서 조찬간담회를 열어 "대선에서 승리하면 청와대 2집무실, 국회분원을 세종시에 둬 진정한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역할을,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에는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전날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유력 대권주자들이 충청권 구애작전에 나선데는 충청권이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에서 충청권은 '대선 승률 100%'의 힘을 나타냈던 게 사실이다. 고정 지지층이 많은 호남·영남권과 달리 충청권 표는 유동적이다. 이렇다보니 여야 모두에게 충청권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할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충청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에서도 이겼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5만 6286표 차이로 눌렀다. 1997년 대선 때는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앞세워 이회창 후보에게 40만 8319표 차이로 승리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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