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이건만 특히 우리 국민이 올림픽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열광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적극적이다. 1948년 정부 수립 직전 파견했던 당시 우리 선수단의 영세했던 규모와 기량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그로부터 64년, 다시 런던 땅을 밟는 지금 대표선수, 임원들의 당당함은 그간 고도의 압축 성장을 이룩한 우리 국력의 현실과 위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정치, 경제적으로 실망과 곤궁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올림픽 같은 스포츠행사는 더러 과열, 몰입이라 할 정도로 크나큰 관심을 끈다. 환멸을 부추기는 현실에 대한 반발과 도피심리에서일까. 선수들의 늠름한 투혼과 뛰어난 기량이 대리만족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때 이른 대선열기 점화로 벌써부터 소모적인 정쟁이 치닫는 현실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경원의 시선이 올림픽이라는 호재를 맞아 점화된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응원열기와 강도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월드컵 경기를 치르면서 과시했던 조직적이고 열정에 찬 국민에너지 분출은 전세계적으로 경이와 부러움을 모은 바 있다. 특히 런던은 우리와 8시간이라는 시차로 생활리듬을 바꿔놓아 그렇지 않아도 기승을 부리는 폭염 속에서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현실생활의 스트레스를 과열응원으로 풀다 보면 크고 작은 불상사가 발생했던 전례에 비추어 슬기로운 절제가 요청된다.

그럼에도 응원은 가열 차야 한다. 여럿이 뭉칠수록 과학과 이성의 영역을 벗어난 잠재력으로 소통, 단결의 마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우리는 그간의 경험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특히 충청지역 출신 선수, 임원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는 클수록 좋겠다. 충남은 다소 예외겠지만 대전과 충북이 전국체전 등 국내 스포츠대회에서 보이는 부끄러운 성적이 올림픽을 계기로 재점화, 충전되어 만년 하위를 벗어나는 전환점으로 삼을 만도 하다.

2만리 서쪽에서 연일 울려올 승전보를 그 어느 반가운 소식에 비할 것인가. 런던올림픽 응원을 발판으로 특히 정치권이 주도했던 분열과 갈등, 반복과 경쟁의 참담함에서 벗어나 보자. 스포츠세계의 페어플레이 정신이라는 청량제, 여과제로 작금의 어려운 현실을 걸러내기를 바라는 것은 소박하지만 그리 과도한 기대는 아닐 것이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