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시의회와 제천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새누리당 지방의원들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놓고 ‘충북도당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의장단 선출을 위한 표결에 불참하거나 당내 합의를 깬 자당 소속 시의원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는 당내분열 사태를 충북도당이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채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주·제천시의회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표출된 새누리당 지방의원들의 ‘집안싸움’이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청주시의원들은 지난 4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앞서 박상인 의원을 자당 몫의 부의장 단일후보로 추천키로 합의하고, 다수당인 민주통합당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부의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최광옥 의원이 단독출마했고, 민주당 시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그러자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자당 소속 단체장(한범덕 청주시장)을 보호하기로 작정한 민주당 의원들의 '역선택'에 새누리당이 놀아나고 말았다"며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고, 자당 소속 최 의원에게는 부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부의장선거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경위서'를 도당에 냈고, 이 가운데 4명은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최 의원을 당규에 따라 조치해달라"는 내용의 윤리위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당은 최 의원에 대한 징계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도당은 18일 오전 2차 회의를 열어 윤리위소집요구서를 제출한 시의원들과 당사자인 최 의원을 상대로 문답절차를 거쳤다. 도당은 최 의원이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합의'를 깨고 부의장에 출마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 해당행위를 한 것인지 여부 등을 검토, 조만간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모든 선거는 자유경선이 최선이지만 정치현실상 소속당의 방침에 의해 내부경선에 따르는 게 관행인데 최근 문제가 된 최광옥 의원처럼 이에 불복한려면 당연히 탈당 후 취해야할 행동이었다”며 “당적은 그대로 둔 채 소속당의원들과의 결정을 어기고 경쟁관계의 정당 의원들과 밀약과 담합을 한 것은 엄연한 해당행위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제천지역의 새누리당 내부분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주요 당직자 회의를 연 새누리당 제천·단양 당원협의회도 "최종섭 의원을 출당시키라"는 결의문을 채택해 도당에 접수했다. 지난 5일 후반기 원구성을 위해 제195회 임시회를 연 제천시의회는 새누리당 내분으로 정회와 산회를 반복하다 임시회 개회 일주일 만인 지난 11일 새누리당 김호경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김 의장 등 당내 4명의 시의원과 의장 자리를 놓고 마찰을 빚던 최종섭 의원은 김 의장으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인의 결정과 지시에 지역여론이 무시되고 있다"며 송광호 당협위원장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실 정당정치의 구태를 보고 있다"며 탈당을 시사하며 의장단 선거에서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제천·단양 당원협은 "의장 선거에 관여한 사실이 없는데 당직자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왜곡된 사실을 공표했다"며 "최종섭 의원을 즉각 출당시키는 것은 물론 반목을 조장한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도 석고대죄를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볼썽 사나운 자리다툼을 하며 갈등과 반목양상을 보이면서 도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의회 부의장 선출 파행만 놓고 보더라도 충북도당이 잠재적인 내부분열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선출당시 ‘경선에 불복, 출마시 해당행위로 보고 즉각 제명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내부반란’을 사전에 불식시켰다. 대선정국에 대한 대응측면에서도 도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오는 12월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북지역의 지지층 결집을 책임지고 있는 충북도당이 홍보전략 등에서 선도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당원은 “대선정국에 따라 정권재창출을 위해 충북 민심을 결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도당 지도부가 주축이 돼 당내화합부터 이끌어내야 하는데도, 되레 분열과 갈등양상을 눈뜨고 바라만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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