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남자라면 한번쯤은 약해진 '오줌발' 때문에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을 것이다. 시원하게 쏟아지지 않을 때는 남자로서의 위기감마저 든다. 예전부터 오줌발은 남자의 자존심이자 힘의 상징으로 비쳐졌다. 흔히 약해진 오줌발을 온전히 나이 탓이라 여겨 체념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전립선 질환이 원인이다. 이제 더 이상 힘없이 떨어지는 줄기를 보며 낙담하지 않아도 된다.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김홍욱 교수의 도움말로 전립선비대증의 원인 및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 중년의 남자라면 한번쯤 약해진 ‘소변줄기’에 움찔한 적이 있을것이다. 건양대병원 김홍욱 교수가 전립선비대증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제공
◆전립선

전립선은 방광의 바로 아래쪽에 있으며 후부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호두만한 크기의 전립선 무게는 약 15-20g 정도이며 중심대, 말초대, 전환대, 전분절, 전립선 괄약근대의 다섯 부위로 구분된다. 전립선은 정액이 통과하는 곳으로 정액의 20~30%는 전립선액이 차지하며, 이 전립선액은 약산성으로 여러 가지 효소, 화학물질 등을 포함해 항세균성 작용, 정자를 활성화 시키는 작용 등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병명 그대로 전립선이 크게 자란 것을 의미하며 비대해진 전립선은 후부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안 나오게 된다. 발생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호르몬의 영향으로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에 걸릴 확률은 40대 이후 매년 증가한다.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전립선비대증을 가지고 있다.

◆전립선은 왜 커지는가

노화가 진행되면 남성호르몬이 감소해 성욕이 감소하고, 뼈와 근육이 약해진다. 반면에 전립선은 비대해지는데 이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과 관계가 있다. 혈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 세포에 유입돼 DHT로 전환된다. DHT는 전립선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의 10배나 되는 강력한 역할을 담당한다. 평상시에는 세포가 증식하고 자멸하는 과정을 통해 전립선이 균형을 유지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증식과 자멸 사이에 균형이 깨져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전립선 비대증이 발병하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원인

△비만 =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에 비해 전립선비대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가족력 =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한 환자의 자손이 같은 병으로 수술받을 확률이 그렇지 않을 경우 보다 약 4배 높다.

△대사증후군 = 만성적인 대사장애로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여러 가지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호르몬 환경이 변하고 인슐린이 증가해 전립선 성장을 촉진한다.

◆단계별 전립선비대증 증상

△1단계 = 소변이 자주 마렵고 수면 중에도 1회 이상 소변이 마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막상 소변을 보려하면 잘 나오지 않고 오줌 줄기도 점차 가늘어진다. 소변이 중간에 끊기기도 한다. 회음부 불쾌감이나 하복부 긴장감, 발기부전, 조루증 등도 나타난다.

△2단계 = 소변을 봐도 금방 다시 보고 싶거나 보고나도 개운치 않다. 심할 경우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기도 한다.

△3단계 = 잔뇨량이 증가해서 방광의 배뇨력이 더욱 악화된다. 방광이 늘어나고 이차적으로 방광의 소변이 신장으로 올라가는 역류현상이 나타난다. 역류한 소변이 신장에 고이는 수신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신장기능이 저하된다.

◆치료 및 예후

초기 증상을 보이는 남성들에게는 먼저 내과적 치료법인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의 종류에는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있다. 그 중 알파차단제는 전립선의 평활근육 조직을 이완시켜서 과도한 수축현상을 상쇄하며, 이 약물은 작은 전립선과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남성들에게 도움이 된다.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는 전립선이 어느 정도 이상 클 때 사용하는 약물로 전립선을 작아지게 하고 장애 증상을 완화시켜주며 요도를 둘러싼 조직을 현저히 감소시켜 준다. 또한 이 약은 전립선비대증의 진행을 억제한다. 문제점은 그 영향이 점진적이며 매우 느리고 현저한 변화는 약을 몇 달이나 1년 가까이 먹어야 나타나기 시작한다.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남성이나 내과적 치료가 효과 없는 남성들에게는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다. 수술적치료의 표준수술법은 경요도전립선절제술로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을 개선시키고 진행을 억제하는 검증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마취 상태(보통 척추 마취)에서 이루어지며 외과적인 치료법이지만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절제경을 사용하여 음경과 요도를 거쳐 전립선에 다다르도록 한 후 요도를 막고 있는 전립선의 조직을 전기 소작으로 깎아가면서 좁아진 요도를 넓혀간다.

또 다른 수술법으로는 홀뮴레이저 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통째로 제거하여 방광으로 밀어 넣어 갈아내 제거하는 방법으로, 개복수술과 마찬가지로 비대해진 전립선조직을 완전히 들어내고 재발도 0.1~1%정도로 경요도전립선절제술보다 재발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 후 출혈 등 여러 부작용으로 수술을 어려워하고 꺼려했지만, 최근에는 레이저의 도입과 수술 기술의 발달로 부작용 없이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예방 및 관리 4대 수칙

△자신의 전립선 크기 관심 갖기 =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전립선 크기를 체크하여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예방하자

△적극적이고 꾸준히 치료하기 = 전립선비대증으로 약물치료를 할 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극적·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빨간 육류의 섭취량은 가급적 줄이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

△비뇨기과와 가까워지기 = 의학적 검증이 안 된 식품, 약품에 의존하거나 노화로 인한 당연한 증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한 전립선을 오래오래 유지한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