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 입니다", "우.리.은행 입니다", "농협모아캐피탈 입니다"

언뜻 들으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회사 같은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들의 실체는 유명 금융기관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이를 사칭한 사기 대부업체다.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불법 대부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믿음을 주기 위해 시중 은행이나 이미 영업 중인 캐피탈 사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 알선 사기는 지난해 1월~5월 77건에서 올해 1월~5월 17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1억 2501만 원에서 3억 7955만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건당 200만 원 안팎의 피해사례들이 대부분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늘고 있는 대출 사기는 주로 문자를 통해 'KB, 신한, 우리, 농협' 등 시중 은행의 명의로 발신된다.

사기업자가 유명 금융회사를 사칭해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를 본 사람이 전화로 대출을 신청하면 공증료, 보증보험료 등 수수료를 요구하고 이 돈만 빼돌리는 방식이다.

대부분 사기업자는 현재 영업 중인 유명한 금융회사의 이름을 도용해 혼란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가령 삼성캐피탈에서 얼마를 대출해주겠다고 하면 마치 삼성그룹 계열사인 듯 보이지만, 실제 삼성그룹과 아무 관련이 없다.

최근 문자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보내고 누구나 한 번쯤 받아봤을법한 '신.한.캐피탈'과 '우.리.캐피탈'도 유명 금융기관을 사칭한 사기 대부업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회사 및 대부업자를 중개하는 대출모집인, 대출중개업자는 고객으로부터 수수료 수취가 금지돼 있다"며 "문자메시지와 같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출광고와 특히 유명 금융기관 이름과 비슷한 대출 문자메시지는 '100% 대출 사기'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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