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을 걷던 전력예비율이 계획정비를 마친 발전설비의 재가동과 장마전선, 범국민적 에너지절약 분위기 확산 등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11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체 전력 공급능력은 7399만 3000㎾, 최대부하는 6796만 1000㎾를 기록해 8.9%(603만 2000㎾)의 전력예비율을 보였다.

전력예비율 8.9%는 전년(16.7%)과 비교할 때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당초 정부가 우려했던 400만㎾ 미만(백색비상)까지는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올 여름들어 최악의 상황을 기록했던 지난달 7일 5.4%(344만 1000㎾)와 비교하면 250만㎾ 이상 예비전력이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전력예비율이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일단 공급능력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달 초 6500만㎾ 수준이던 공급능력은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등 계획정비에 들어갔던 발전설비들이 정비를 마치고 속속 재가동되면서 지난달 말 7200만㎾까지 증가했고, 최근에는 7400만㎾로 늘어났다.

최근 본격적으로 비를 뿌리고 있는 장마전선의 북상도 전력위기 해소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장마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리지 않던 지난달 말의 경우 낮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면서 예비율이 6.6%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7.9%~33.1%(주말포함)로 예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당분간 장마에 따른 잦은 비가 예상되고 있어 전력예비율 역시 한동안 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을 비롯해 범국민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에너지절약 실천도 전력위기 극복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냉방온도 28도 제한과 피크시간대 냉방기 가동 중지, 불필요한 전등 소등 등을 통해 에너지절약에 적극 동참하면서 가파르던 전기사용량 증가세가 상당부분 완만해졌다. 그러나 올 여름 전력수급 상황을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공급능력이 최대치(7800만㎾)에 도달하기 전까지 반짝 무더위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이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장마가 끝난 뒤 찜통 더위가 계속될 경우 냉방수요가 급증할 수 있고 각종 사고 등으로 인해 발전설비 가동에 차질을 빚을 경우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 6월 이후 정비중이던 발전설비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공급능력이 늘어났고 국민들의 전기절약 동참이 효과를 보면서 현재까지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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