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후반기 의장의 지지를 기반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일부 도의원들이 예견치 못한 비의장계의 ‘반란(?)’으로 고배를 마시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한 도의원은 집행부 공무원들까지 배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같은당 소속 특정 의원을 겨냥하며 심한 욕설을 하고, 또 다른 의원은 아예 의회 출석을 하지 않는 등 원구성에 따른 후유증으로 향후 순탄치못한 후반기 의정활동이 예고되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9일 제312회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어 운영위원장에 김재종(옥천), 정책복지위원장에 장선배(청주3), 행정문화위원장에 김희수(단양), 산업경제위원장에 정헌(괴산), 건설소방위원장에 이광진(음성2), 교육위원장에 박상필 교육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교육위원장을 제외한 5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민주통합당이 차지했다. 도의회 36석 가운데 25석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의원 총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 후보로 김광수 의원을 선출했고, 김 의원은 지난 6일 도의원 35명 전원이 참석한 투표에서 30표를 얻어 당선됐다.

의총에서 2명의 부의장과 6명의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 의장후보로 선출된 김 의원에게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의 지지를 얻은 도의원들이 암묵적으로 각 상임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9일 치러진 투표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산업경제위원회와 건설소방위원회에서 이변이 생긴 것이다. 그간 의회 안팎의 예상대로라면 중부4군에서 진천의 이수완 의원과 청주의 임헌경 의원이 각각 산업경제위원장과 건설소방위원장으로 선출됐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헌(괴산) 의원이 이수완 의원을 제치고 산업경제위원회장에 선출됐고, 임헌경(청주7) 의원 역시 건설소방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광진(음성2) 의원과 재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낙선했다. 비의장계 도의원들이 ‘의장 체제’의 원구성에 제동을 건 셈이다.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생긴 일부 도의원들의 불만은 이날 도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표출됐다. 한 의원은 집행부 공무원들도 참석한 오찬 간담회에서 특정 의원을 겨냥해 “×새끼” 등의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은 아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데 이어 10일 열린 상임위원회별 도정 주요업무 추진상황보고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같은 당 소속 한 도의원은 “사전에 상임위원장에 출마하겠다는 등의 교감이 없는 상태에서 막상 본회의장에서 투표까지 치러진데다, 개표결과 낙선을 하자 홧김에 욕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상임위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도의회가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로만 구성된 것도 아닌데다, 간담회자리는 도청 공무원들까지 배석했다”며 “당내 갈등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을 갖고 공식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은 도의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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