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청주시의회 본회장에서 열린 제312회 청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부의장 합의투표약속 파기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을 점거한 가운데 농성중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임기중 의장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후반기 청주시의회가 예정됐던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무산되며 연이틀째 파행을 빚었다. 특히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민주당의 '합의 투표' 관행 파기로 촉발된 이번 갈등의 원인이 민주당내 파벌 형성에 따른 신경전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실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후반기 이틀째 파행

청주시의회는 지난 6일 오전 후반기 4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임시회 본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전체 의원 26명 중 민주당 12명, 새누리당 1명 등 총 13명만 나와 의결 정족수(과반)를 채우지 못해 곧바로 정회를 했다. 이후 청가를 신청했던 민주당 의원 1명이 연락을 받고 서둘러 나오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웠지만, 이번엔 새누리당의 반발로 회의 진행이 불가했다.

이날 새누리당 소속 황영호, 박상인, 최진현, 오수희, 서명희, 이관우 의원과 무소속 김성규 의원 등 7명의 시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산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황 의원은 "정족수가 모자란대도 의회에 나와 있는 우리에게는 아무 협조요청도 없이 청가를 낸 자당 의원을 불러낸 것은 우리를 철저히 배제시키겠다는 의도"라며 "주말 동안 충분히 협의하고 차수를 변경해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으니 산회를 결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결국 양 당간 입장을 정리한 시의회는 산회를 결정하고, 이날 다루기로 한 '제9대 청주시의회 후반기 상임위원 선임 및 위원장 선출'은 회기를 연장해 9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민주당이 '합의 투표' 관행을 어기고 결과를 뒤집는 이변을 연출하며 시작된 양 당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9일 의사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실제 한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한 만큼 최광옥 부의장을 설득하든지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 하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본회의장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단초는 민주당 내분(?)

후반기 시의회 내홍에 대해 새누리당은 정당간 합의를 통해 원구성을 하는 '합의 투표' 관행을 깬 민주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당내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 새누리당이 1차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의회 안팎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은 의장 후보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내 파벌형성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앞서 올 초부터 민주당내에서는 후반기 의장을 놓고 3선인 임기중 의원과 초선인 김영주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당초 전반기 연철흠 의장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의 낙승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당내 경선결과는 10표를 얻은 임 의원이 7표에 그친 김 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간 파벌과 갈등구조가 형성됐고, 패배한 쪽에서 불만을 품고 '신임 의장 흔들기' 차원에서 부의장 선거 결과를 뒤집는 단체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6일 새누리당 연좌농성 당시 민주당 한 의원은 "이번 사태의 당사자들이 아닌 우리들이 앉아서 이러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며 사실상 민주당 내 심각한 갈등이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4일 부의장 선거 결과가 뒤집힌 직후 한 민주당 의원은 "정작 일을 벌인 사람들은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고 언짢아하기도 했다. 더욱이 연철흠 전 의장과 김영주 의원 등이 후반기 개원식 불참에 이어 6일 본의회에도 청가원을 내고 참석하지 않자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여러 정황들이 모종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였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정당 간은 물론 각 정당 내에서도 이번 사태가 조기 수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후반기 의회 운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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