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국회를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대전·충남·세종시 등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움직임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작 충청권의 수장인 광역단체장들이 한목소리로 정치권에 힘을 보태야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어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들고 있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통합당이 국회를 세종시에 분원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새누리당 충청지역 의원들은 통째로 옮겨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급기야 호남권인 강운태 광주시장까지 나서 국회를 세종시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지만,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유한식 세종시장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실제 강운태 시장은 지난 4일 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협의회에서 “지방분권과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또 “새롭게 출범한 세종시로 36개 중앙부처가 이전한다면 국회도 당연히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며 “행정부처 국·과장들이 절반의 업무를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므로 행정의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될 다른 지역 광역단체장이 오히려 충청권 광역단체장보다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세종시 국회 이전의 경우 표를 의식한 ‘표퓰리즘’이 아닌 충청권 발전은 물론 모든 행정 업무의 효율성과 경쟁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이어 국회 이전은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국회의원 간의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하고 있다. 그만큼 충청 발전을 포함한 큰 틀의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이 직접 나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국회 이전을 외치고 있는 만큼 광역단체장들도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국에 입을 닫는 것은 충청권 발전을 등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염홍철 시장은 “그동안 세종시에 국회를 분원하고, 청와대 제2집무실을 만들자는 제안은 수없이 해왔다”면서 “세종시가 제대로 위상을 갖추고 행정기능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시장은 그러면서 “국회를 통째로 옮기는 것은 헌법에도 저촉되는 만큼 국회를 분원 하는 것이 옳다”며 “앞으로 대전과 세종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지사 측은 “정치권에서 세종시 발전을 위해 공조하는 것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도에서 해야 할 역할이 생기면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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