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종업원 몰래 물품을 훔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도벽’ 증상은 심각한 수준으로 순간적 욕구를 참지 못하고 남의 물건에 쉽게 손을 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전 서부경찰서는 5일 백화점에서 상습적으로 의류를 훔친 혐의(절도)로 A(50·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6일 오후 2시경 서구 한 백화점 의류판매장에서 시가 24만 원 상당의 반바지를 몰래 훔치는 등 지난 2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같은 수법으로 모두 7차례에 걸쳐 21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다.

A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경찰에서 “자신이 왜 훔쳤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할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 1일 오후 1시 30분경에도 중구 한 백화점에서 의류와 선글라스 등을 훔친 혐의로 B(35·여) 씨와 C(37·여)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 씨 등은 친 자매지간으로 B 씨가 종업원 몰래 물품을 쇼핑백에 넣는 사이 C 씨가 몸으로 가리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훔친 선글라스를 옷가지에 걸쳐놓고 쇼핑을 계속 즐기는 등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B 씨는 “고가의 물품을 갖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언니와 범행을 모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부들의 절도 행각은 주변에 알려진 것에 비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부분 유통업체가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웬만한 물품 절도에는 경찰 신고보다 피해보상 등 가볍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유통업체는 상습적으로 물품을 훔치는 주부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사진과 명단을 공유하면서 특별 관리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를 더욱 양성하는 구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부들의 ‘도벽’이 병적인 증상의 일종”이라며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심리적 안전감과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자신의 상태를 숨기기보다 가족들이나 말을 꺼내놓기 편한 상대에게 반드시 알려 재범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전 을지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흔히 월경주기에 올 수 있는 우울증 등 심리적 불안감이 물건을 훔치는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전반적인 경제적 어려움도 큰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개별적 접근보다 사회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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