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청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9대 청주시의회 2주년 기념식에서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 등이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합의투표를 무시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원구성을 둘러싸고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합의 투표' 관행을 파기하며 험로를 예고했던 후반기 청주시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시의회는 5일 의회 본의장에서 시의원을 비롯해 의정회원, 각급 기관장, 집행부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 2주년 기념식 및 후반기 의회 개원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전날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합의 투표' 관행을 깨고 선거결과를 뒤집은 것에 대해 새누리당 소속 황영호, 박상인, 최진현, 김명수, 오수희, 서명희, 이관우 의원과 무소속 김성규 의원 등 8명은 개원식에 앞서 "사퇴 민주당 시의원, 사수 청주시의회"를 외치며 강력 반발했다.

또한 최진현, 박상인, 황영호 의원 등은 각각 신상발언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가장 먼저 발언대에 나선 최 의원은 "2년 동안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배운게 없으니 합의문 파기에 대한 사과는커녕 사전협의 없이 자유투표했다는, 스스로 양당간 합의를 무시했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며 "이제 새누리당 시의원들이 의회와 의원이 무엇인지 가르쳐줄테니 잘 따라와주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이어 박 의원은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땐 뒤 "아무런 얘기 없이 합의를 파기한 의원들과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또 "여러분들이 시민들이 낸 혈세로 대마도에서 술판을 벌일 때 비하동 유통마트와 관련 행정착오를 바로잡기 위해 단식농성을 벌인 것이 죄가 되냐"며 "시민의 대의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청주시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도록 사퇴해 달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정치현장에서 상호합의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이행은 무엇보다 우선돼야할 최상의 가치라 알고 있다"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절대다수를 점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기본적인 가치에 대한 개념도 없이 양당간의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의원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고자 비판과 견제를 열심히 한 박 의원으로부터 자당 소속의 시장을 편안히 모시고자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말문이 막힌다"며 "자당 소속의 시장을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싶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순수한 당원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황 의원은 "합의문건을 의원들 개개인의 책상에 비치해줬음에도 이것을 이해 못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과연 어떻게 시민의 대표이자 대의기관으로써 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 뒤 "합의정신도 지키지 못한 단세포적인 의사결정이 초래할 향후 시의회 운영의 파행과 차질을 예견치 못할 정도의 정치적 감각과 정치력의 수준이라면 이제라도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신상발언이 끝나자 최광옥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 7명과 무소속 김성규 의원 등은 곧바로 본회장에서 퇴장했다. 결국 이날 등원하지 않은 민주당 연철흠, 김영주, 서지한, 김성택, 윤송현, 김영근, 박상돈(중도 퇴장) 등을 포함해 전체 26명 의원 중 11명 만이 참석한 채 후반기 의회 개원식이 진행되며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6일 임시회에서도 피켓시위와 신상발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에서 합의사항을 깨고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적잖은 갈등을 예고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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