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6월 환경부가 발표한 충남 홍성·보령지역 폐석면광산과 강원도 영월 시멘트공장 주변지역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폐석면광산 주변지역 주민 215명의 표본조사 결과 55명에게서 석면폐증이 확인됐고 시멘트공장 주변지역 주민 일부는 분진으로 인한 진폐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우리는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누적된 환경오염과 해마다 300여 종씩 쏟아지는 새로운 화학물질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형광등, 유모차, 어린이 장난감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화학물질은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이러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환경보건정책이 태동했다. 환경보건정책은 대기·수질·토양 등 매체에서 발생된 오염현상을 분석하고, 예방·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사람 중심의 건강관리 대책을 추진해 나가는 게 목표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집 증후군이나 알레르기 정도를 환경성질환으로 알고 있다. 발병경로를 살펴보면 환경 유해인자가 공기·물 등의 환경매체를 통해 사람과 동식물 등 수용체에게 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경 유해인자 노출을 최소화하고 환경매체 관리를 철저히 해 수용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키야 한다. 미국에서는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환경성질환 정보 통합관리·감시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신화학물질 관리제도’를 시행하는 등 선진국에는 이미 이러한 정책을 시대적 흐름으로써 강화하고 있다.

충남도는 환경성질환에 안전한가?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이다. 전국 폐석면광산 38개소 중 66%인 25개소가 도에 위치해 있다. 또 70년대 새마을운동의 상징인 농어촌 슬레이트 지붕을 포함해 석면과 관련된 건축물이 전체 다중이용시설의 65%에 이르고 있다. 석면 함량이 10~20%나 되는 슬레이트 가옥은 123만 동이며 이중 충남에만 14만 동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디서나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도 대표적인 환경성질환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어린이는 신경·호흡·생식기관 발달이 불안전해 환경오염이나 화학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구 5000만 명 중 17.3%인 873만 명이 환경성질환자로 나타났다. 중부권은 인구 512만 명 중 18.3%인 93만 명이 각종 환경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환경성질환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지역 실정에 부합되는 환경보건종합대책을 마련 후 차질 없이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신화학물질 등 환경유해인자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유해물질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빈도를 낮춰 발병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환경유해인자 발생부터 이동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환경매체 관리다. 폐광산, 석유화학단지 등 취약지역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확보도 중요하다.

셋째, 수용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친환경농산물 보급을 확대하고 환경성질환 예방센터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등 환경보건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넷째, 환경유해물질에 민감한 노인과 어린이를 배려하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충남도는 2016년까지 총 540억 원이 투입되는 ‘환경보건 중기종합대책’ 마련과 100억 원을 투자해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도 건립할 계획이다. 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환경보건정책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환경성질환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나갈 전환점이 될 것이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