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 주산면의 한 농촌마을 고추밭에 맹독성 농약이 뿌려져 고추가 말라 죽는 등 괴상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5일 주민들에 따르면 H마을 A(74)씨의 밭(면적 560㎡)에 심어진 450그루의 고추가 최근 노랗게 말라 죽은 것이 뒤늦게 발견돼 Y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마을 중앙에 위치한 수령 50년쯤 된 은행나무도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절반쯤 잘린 상태로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톱으로 잘린 부분은 지상에서 1m 부근이며 말라 죽은 고추 밭에서 200여m 떨어져 있다.

A씨는 “지난달 22일부터 고추잎이 말라 죽기 시작했으며 제초제 같은 맹독성 농약을 누군가가 일부러 뿌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또 다른 B씨(66)의 고추 밭에 맹독성 농약이 뿌려졌으며, 올 봄에는 한 주민의 못자리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한 주민은 “몇년 전에도 농사용 호스가 40여m 잘리고 지하실의 파이프가 절단돼 더 이상은 무서워 해당 논을 팔고 이제는 그쪽으로 지나가지 않고 있다”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10여가구가 사는 이 마을 주민들은 “몇 년 전부터 이런 이상한 일이 발생했지만, 마을 인심이 흉흉할 것 같아 덮어뒀으나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되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매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마을 입구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줄 것을 보령시에 요구했다.

한편 보령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다각도로 수사 중에 있으며 소문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송인용 기자 songi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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