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출하가격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생산비 증가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축산농가들이 시름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미 곤두박질친 산지 소값 회복세는 더딘 상황에서 사육두수 증가로 하반기 추가 가격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104년 만의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조사료 생산량이 줄어들어 축산농가의 생산비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4일 축산농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현재 한우와 육우 사육두수는 30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적정 수준으로 여기는 250만~260만 마리보다 무려 50만~60만 마리가 더 많은 수치이다.

이에 따라 산지 소값(3일 기준)은 한우 큰암소(600㎏) 한 마리가 351만 9000원으로 두 달 전 가격(391만 8000원)보다 무려 40만 원가량이 하락했다.

지난 2008년 4월 쇠고기 수입개방 당시(472만 6000원)와 비교하면 120만 원, 2007년 4월 FTA타결 이전(527만 8000원)보다는 무려 180만 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산지 소값은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곡물가 상승과 조사료 수급 불안이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이미 사료가격이 두 차례에 걸쳐 크게 오른 상황에서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조사료 가격까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뭄으로 인해 사일리지(수분이 많은 풀이나 곡물 따위를 사일로에 저장해 젖산 발효시킨 사료)용 옥수수 성장속도가 예년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사일리지용 옥수수는 6월 중 왕성하게 성장해 2m까지 커야 하지만 올해는 가뭄에 따른 수분 부족으로 성장률이 절반수준이 1m에 그치고 있다.

농가에서는 성장속도가 느려질 경우 품질이 나빠지고 생산량도 15~20%가량 크게 감소할 수 있어 조사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한 축산농민은 “소값이 이미 크게 떨어진데다 출하물량 집중 등으로 추가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조사료 가격까지 더 오르면 소를 키워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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