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시의회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선출에 관한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합의서.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청주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다수당인 민주당이 '합의 투표'라는 관행을 깨고 부의장 선거 결과를 뒤집는 이변을 연출하자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후반기 의회 운영의 험로를 예고했다.

시의회는 4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12회 임시회를 열고 제9대 후반기 의장 및 부의장을 선출했다. 이날 의장 선출 투표에서는 민주당에서 합의 추천한 임기중 의원이 전체 26표 중 25표를 얻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이어 실시된 부의장 선거에서는 당초 새누리당에서 합의 추천된 박상인 의원의 선출이 유력했으나 같은당 최광옥 의원이 돌연 소견발표를 통해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경쟁구도가 벌어졌다. 그 결과 예상을 깨고 14표를 얻은 최 의원이 12표에 그친 박 의원을 제치고 부의장에 선출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전체의석 중 민주당 17석, 새누리당 8석, 무소속 1석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민주당 의원 10명 정도가 최 의원을 지지한 셈이다.

   
▲ 4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청주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후반기 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의 합의투표 관행을 깬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창해 기자
이 같은 선거결과를 놓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이 지난 2일 자체 경선에 단독 출마한 박 의원을 부의장 후보로 확정한데다, 그 후 임 의원을 의장 후보로 결정한 민주당과 의장단 구성에 협조하기로 합의서까지 작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각당의 합의를 통해 원구성을 하는 '합의 투표' 관행을 깬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황영호 의원은 "최 의원이 경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당내 문제이고, 의장단 선거에 출마한 것도 그의 자유지만 민주당이 사전에 조율한 후보를 선출하는 관행을 깬 것은 정치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황 의원은 또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박 의원은 한범덕 청주시장에 대해 잦은 견제와 비판으로 거부감이 심해 자당소속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부의장이 돼서는 안된다는 말이 회자됐었다"며 "결국 민주당 의원들이 최 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스스로가 집행부의 시녀와 거수기로 전락할 것을 자인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이변의 단초를 제공한 최 의원의 돌출행동에 대한 당내갈등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당내 부의장 경선 당시 최 의원은 불공정하다며 후보로 나서지 않았으면서도 뒤늦은 돌출행동은 명백한 해당행위"라며 "향후 시의회 내에서 이뤄지는 당내 협의에서 최 의원은 배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당대당, 당내 갈등으로 향후 후반기 의회 운영에 적잖은 파행이 예상된다. 황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6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개념없는 대다수 의원들과 의회 운영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파행의 원인과 책임은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음을 밝혀둔다"며 엄포를 놨다.

당장 오는 6일 있을 각 상임위원장 선출에서는 새누리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과 똑같이 합의사항을 깨고 다른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최 의원이 출마소견을 밝혔을 때 새누리당의 발언이 없어 혼란이 생겼다"며 "유감스러운 결과지만 우리는 사전조율이나 정치적 의도 없이 자유로운 의지로 투표에 임했다"고 밝혔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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