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의 질적 악화가 우려된다.

이자가 높은 2금융권이나 사금융권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내지 못해 법원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가 1금융권 채권자에 의해 경매되는 것보다 많아지고 있는 것이 그 일례다.

4일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금융기관에 의해 경매 청구돼 올 2분기 전국 법원에 나온 아파트 신건(처음 경매장에 나온 물건)은 1분기(2226개) 대비 13.79%(307개) 증가한 2533개로 집계됐다.

이 중 1금융권에서 경매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는 1분기 1050개에서 2분기 1192개로 13.52%(142개) 늘었고, 2금융권에서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 역시 1176개에서 1341개로 14.03%(165개) 증가, 1금융권보다 149개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누계 역시 1금융권 경매 청구아파트 신건은 2242건, 2금융권 경매 청구 아파트 신건은 이보다 12.27%(275건) 많은 2517건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2금융권에 의해 경매 청구된 아파트 신건이 1금융권보다 많아진 것은 가계대출의 질적 측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 침체로 돈이 필요하지만 시중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높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담보로 2금융권 자금을 빌려 쓰고 있다는 것.

여기에 사금융으로 분류되는 대부업체가 경매를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 역시 지난 2007년에는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해 들어 7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건이 더 나오는 등 증가일로에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2금융권 자금도 빌릴 수 없는 이들은 자연히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결국 더 높아진 이자를 감당치 못해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부동산경매사이트에서 발견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특히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최근 추세를 고려할 때 가계대출의 질적 악화는 차후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2금융권 중 경매 청구 아파트 신건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저축은행으로 830개를 기록했고, 새마을금고(561개), 보험회사(362개), 캐피탈(337개), 신용협동조합 (265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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