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한 모습의 충북대학교 학생식당. 방학인 탓도 있지만 학생들의 소비행태가 변하면서 구내식당 손님은 줄고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 손님은 느는 등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습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대학가의 소비문화가 ‘양극화’되고 있다. 시중보다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는 학생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비해 대학주변 식당들은 손님이 넘친다. 낭만의 상징으로 통했던 막걸리와 소주족도 줄고 이를 대신해 비싼 외국산 맥주 소비가 늘고 있다. 대학가 소비 역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오전 11시 50분 충북대학교 학생식당. 점심시간을 앞뒀지만 구내식당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방학이 시작된 이유도 있지만 공부를 위해 도서관 등 학교를 찾은 학생들조차 구내식당 이용이 줄고 있는 탓이다.

학생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오히려 구내식당을 찾는 발길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은 '라면'과 '짜장면'은 각각 1500원과 3000원으로 시중에 비해 월등히 싸지만 요즘은 오히려 비싼 대학주변 식당들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맛이야 큰 차이가 없다지만 이는 변화된 학생들의 소비행태 탓이다. 햄버거, 피자 등으로 대별되는 패스트푸드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데다 커피문화의 확산으로 대학내까지 커피전문점들이 입점한 영향이다.

충북대, 서원대, 충청대 등 대학내에 비싼 커피전문점들이 속속 입주해 학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커피 한잔을 놓고 몇시간씩 앉아 인터넷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모습들은 이젠 너무 흔한 모습이다. 100원에 불과하던 대학자판기 커피의 추억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렇게 흔하던 종이컵 커피를 놓고 토론하던 모습은 추억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1500원짜리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4000~5000원 하는 전문점 커피를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학생들도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잘못된 '명품'문화도 문제다. 학생신분인 탓에 수입이 없어 오로지 부모에게 의존하는 대학생들이지만 명품 가방과 핸드백, 신발, 옷 등을 구경하기는 어렵지 않다. 기성세대의 삐뚤어진 과시문화가 대학에까지 파고든 탓이다. 여기에다 매월 사용료가 5만~7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충북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의 추억이나 다름없던 '라면·짜장면·막걸리'는 이젠 옛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과거 싼값에 즐겨찾던 소주 등의 매출도 줄고 이젠 오히려 외국산 맥주 등 고급주류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명품 하나없는 학생은 '왕따'까지 당하는 분위기"라며 "건전한 소비문화를 위해서도 상아탑이 거듭나야한다"고 지적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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