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오후 10시 10분 경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긴급대피한 주민들이 불이 난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충북소방본부의 부실한 초기화재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2일 오후 10시 10분경 충북 청주시 수곡동 모 아파트 14층 김모(53) 씨의 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주민 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전제품과 집기류 등 내부 44㎡를 모두 태운 이 불은 30여 분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사다리차를 포함한 소방차 16대를 출동시켰고 주민 3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이 나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화재 안내 방송을 하고 입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날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한 주민들은 300여 명으로 관리사무소의 재빠른 대응으로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사고를 두고 소방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화재를 목격한 주민들로부터 제기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오후 10시 10분경 이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나자 주민 강모(25) 씨는 119로 화재사실을 알렸다.

8분 뒤인 18분경 화재 진압을 위해 서부소방서 등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고층 화재 진압을 위한 사다리차가 합류했다. 동·서부소방서에서 3분 간격으로 현장에 출동한 사다리차는 화재 발생 15분 뒤인 10시 25분경 인명구조와 함께 본격적인 화재 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사다리차가 내뿜는 물길의 방향이 화재가 발생한 14층이 아닌 9층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고가사다리차의 화재 진압 가능 최대 높이는 50m로 화재가 발생한 14층은 신속한 초동대처가 가능했던 높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주민은 “사다리가 진입한 뒤 불이 난 14층이 아닌 엉뚱한 곳에 물을 뿌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항의는 계속 이어졌고 잠시 후 사다리차의 물길은 가까스로 불이 난 14층 김 씨의 집에 도달 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 화재의 특성상 이웃세대와 인접해 있어 연소 확대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날 소방당국의 대처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소방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지어진지 오래돼 스프링클러 등 자체 진화 시설이 전혀 없없다”며 “유압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 즉시 화재 장소에 물을 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