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가 어제 문을 열었다. 전반기 국회의장에는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대전 중구), 부의장에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의장단에 대전 지역구 의원들이 동시에 선출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물론 이는 각각 6선과 4선이라는 그들의 남다른 정치 경력과 역량에서 비롯된 결과다. 국회가 여야 신뢰를 토대로 대화와 타협, 소통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산실이 되기를 바란다.

충청 지역으로선 그런 원론적인 기대감에 덧붙여 환영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 정치의 열악한 현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충청권이 중앙 정치의 변방에 방치돼왔던 탓이다. 더 이상 정치적인 소외감에 젖어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염홍철 대전시장이 "개인의 영광을 넘어 대전의 큰 경사이자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한 대목을 주시한다. 때마침 어제 세종자치시 출범식을 가진 터라 충청시대에 걸맞은 지역역량의 확대 문제가 화급하다.

19대 총선 결과 여느 때보다도 충청권에서 다선 중진의원들이 많이 배출돼 그나마 다행이다. 충청권 25명 지역구 의원 중 6선 의원으로는 강창희 의장 이외에도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를 꼽을 수 있다. 국회 상임위 배분과정에서 3선 이상의 충청 출신 의원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할만하다.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배출한 지역의 경우 각종 지역 현안 해결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건 이미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이게 바로 지난 총선 표심에 드러난 지역 정서다.

무엇보다도 세종시를 당초 건설 취지대로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세종시의 자족성 보강이 가장 시급하다. 이를 무시하는 발상이야말로 얼마나 무모한 건지는 지난날 경험이 말해주고 있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란을 용인할 여지가 없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비롯해 그밖의 충청권 현안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처지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많은 변화가 불가피한 것만은 사실이다. 충청민심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도 충청권 상생발전에 대한 정치권의 역할은 반감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실행력 확보를 위해선 여야를 넘어선 전략적인 접근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각 정당 대선 공약에 지역 이슈를 관철시키는 방안도 그 중에 하나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살리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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