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균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대전시 동구 이사동 167-3번지 일대. 김 선생의 생가는 이미 헐리고 현재 이 자리에는 은진 송씨의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충청문화역사연구소 제공  
 

최근 고우(古愚) 김옥균(金玉均, 1851~1894) 선생의 생가는 충남 공주가 아닌 대전 동구 이사동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구한말인 지난 1884년(고종 21년)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 선생은 중국 상해에서 홍종우에게 암살되면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최근 일부 국사학자들로부터 '한국 근대화를 빛낸 선각자'로 재조명 받는 등 그의 출생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충남 공주시가 고우 선생의 생가를 도지정문화재로 등록했으며, 정비계획을 수립해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검토 중인 가운데 대전 동구도 현재 비지정 문화재인 생가터를 지정문화재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자체간 마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청문화역사연구소는 '고우 선생의 생가는 충남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가 아닌 대전 동구 이사동'이라고 2일 밝혔다.

충청문화역사연구소 신상구 소장은 "김옥균 선생이 타계한지 118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의 출생지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지난달 대전 동구 이사동 은진송씨(恩津宋氏)의 집장촌(集葬村)을 찾아 학술조사를 하던 중 김옥균의 출생지가 이사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사우당효정공파종중(四友堂孝貞公派宗中)이 지난 1984년 3월 대전 회상사(回想社)에서 발간한 은진송씨효정공파의 족보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김병태 자 김옥균 문과호조참판(金炳台 子 金玉均 文科戶曹參判)으로, 김옥균의 외조부인 송인덕(宋潤德, 1791~1822)이 이조참판을 증여받았다는 사실과 외숙인 송인식(宋寅植, 1818~1900) 등의 기록이 확인됐다.

그러나 '은진송씨효정공파보 전(恩津宋氏孝貞公派譜 全)'에는 김옥균의 출생지가 대전 동구 이사동 윗사라니 음지뜸으로 기록돼 있는 반면 '안동김씨대동보(安東金氏大同譜)'에는 고우의 생가지가 충남 공주 정안면 광정리 38번지로 기재돼 있는 등 각 문중은 물론 학계에서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 소장은 "조선시대에는 결혼 초에 남자가 1년 또는 2~3년 간 처가살이를 하는 풍습인 서류부가제가 있어 김옥균의 생부 김병태가 이사동 윗사라니 음지뜸의 안산 모랭이 산 아래 위치했던 처갓집인 송인식(宋寅植)의 집에서 고우를 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 시대에는 부계 중심사회로 신생아의 본적지를 아버지의 본적지로 따르다 보니 대전 동구가 아닌 충남 공주로 잘못 기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빨리 역사학자들의 정확한 고증에 의해 김옥균의 생가지가 확실하게 밝혀져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공주시 관계자는 "고우 선생의 생가는 이미 학계에서도 충남 공주로 밝혀졌으며, 도지정 문화재로도 등록돼 있어 향후 중장기 사업으로 정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동구청 관계자는 "김옥균 선생의 생가는 이미 동구문화원에서 대전 동구 이사동으로 적시돼 있는 등 관심도가 높은 사업"이며 "현재 비지정 문화재인 이 일대를 지정 문화재로 전환, 정비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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