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국회에서 강창희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위)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국회가 개원한 2일은 충청 정치사에도 새 역사를 쓴 날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강창희 의원(대전 중구)이 이날 개원과 함께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되면서 헌정사 64년 만에 최초로 충청권 출신 국회의장이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같은 충청권 출신인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도 국회부의장에 선출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이 국민을 대표한다면, 국회의장단(국회의장 1명), 부의장 2명)은 국회의원 300명을 대표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책임지며, 입법부의 수뇌부인 국회의장단 3명 가운데 2명이 대전 출신이 차지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평가이다.

그동안 정치 변두리에 있던 충청권이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국회부의장 탄생을 계기로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말도 이 같은 배경에서 기인한다.

충청권 출신 국회의장과 부의장 탄생에 거는 정치권의 기대도 크다. 이번 국회의장단은 여야의 칼끝 대치가 빈번한 국회를 안정적이며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최적의 그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 출신인 강 의장과 야당의 박 부의장이 협력해 충청도 특유의 균형과 타협, 조율의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중용’(中庸)의 국회 운영이 가능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강 의장은 국회의장 당선 인사말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여야 모두 대화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할 때”라며 “국민을 더 사랑하고 더 걱정하는 정당이 더 많이 참고 더 많이 양보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박 부의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저는 서로 다른 견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균형 있는 조화로운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열정이 있다”라며 배려와 균형을 강조했다.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동시 배출하면서 ‘충청 정치 시대’를 개막했다는 충청권의 정치적 자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이와 함께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강 의장과 박 부의장이 지역 발전에 대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충청 출신이 입법부의 수장을 맡았고 부의장도 한 지역에서 맡게 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개인의 영광을 넘어 대전의 큰 경사이자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염 시장은 이어 “세종시가 본격 출범한데 이어 지역 출신이 국회의장에 선출됨으로써 바야흐로 충청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며 “이제 대전·충청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역사의 무대에 당당히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갈등과 폭력, 파행으로 점철된 18대 국회의 모습을 벗고, 대화와 소통의 정치,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국회상이 정립될 수 있도록 특유의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국가발전은 물론, 지역현안의 해결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청 정치권에선 “강 의장과 박 부의장은 이제 지역구 국회의원을 넘어 국회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라며 “이들이 더욱 큰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충청인이 지지하고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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