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국내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드디어 출범했다. 유한식 초대 세종시장과 신정균 초대 세종시교육감은 오늘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신행정수도 건설 공약을 내놓은 지 꼭 10년 만에 세종시의 탄생을 지켜보는 심정은 감개무량하다. 세종시의 출범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육성해야할 역사적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돌이켜보면 세종시의 출범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행정중심복합도시로 수정-수정안 국회부결 등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세종시 편입지역을 놓고서도 지도가 수차례나 변경됐다. 주민들은 편이 갈리어 갈등의 골이 깊이 패였다. 하지만 어떤 정치적 술수나 이기주의도 국가균형발전이란 대의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이런 진통이 있었기에 세종시 탄생이 더 대견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세종시 출범은 단순히 광역지자체가 하나 더 늘어나는 차원을 떠나 향후 신도시 건설과 행정체제 개편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세종시의 최대 관심사는 자족기능을 수행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세종시는 오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 명 수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인구는 12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자족도시가 되려면 인구가 확충돼야 한다. 기업과 연구소, 병원, 대학과 같은 대규모 시설 유치는 필수다. 이런 시설을 유치하지 못하면 자족도시는커녕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세종시는 산하에 시·군·구를 두지 않는 단층체제의 특수한 자치단체로 출범했다. 광역 및 기초 사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유일한 자치단체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특별자치도인 제주도는 산하에 기초단체가 있다. 행정수요를 감안해 작은 조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단층제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이 체제가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운용 성과는 향후 행정체제 개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게 분명하다.

연기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하니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명이 바뀌었을 뿐 시민정신은 세종시에서 오롯이 살아 역사의 면면을 이어갈 것이다. 조치원읍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세심히 신경 써야 한다. 세종시에는 오는 2014년까지 중앙부처 직원 1만 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과 토착민들의 융화 또한 명품 세종시 건설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