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복대동 대농지구 일대가 현대백화점과 롯데아울렛 개점을 코 앞에 두고 매머드급 도심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청주산단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비산먼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시설이 개점하게 되면 역외 이용객들의 방문도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악취로 인한 지역 이미지 실추는 자칫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인근 서부도심 개발 가속화에 따른 향후 인구 유입 증가요인을 감안해서라도 서둘러 악취와 비산먼지 등 해소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주산단 내 악취에 비산 먼지까지

1일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과 복대동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청주산단 입주 업체가 밀집된 흥덕로 한세이프㈜·원풍·조광피혁 등 주변과 하천에서 동물의 모발을 태우는 듯한 역겨운 냄새가 밤낮으로 진동해 이 일대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청주시의 단속 등으로 한동안 뜸했으나 최근 재발했다.

또 새벽시간대는 인근 부모산 방향에서 서북풍을 타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가 더해져 기침을 유발시키고, 비위가 약한 사람의 경우 헛구역질까지 할 정도라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비단 산단 내 악취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뚜렷한 악취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역주민들에 의해 악취의 근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곳은 대략 3곳이다.

우선 산단에 입주해 있는 특정 제조업체가 산업폐기물을 소각하거나 원자재 처리과정에서 무색의 연기와 냄새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또 산단 내 폐수처리장 시설과 부모산 자락에 위치한 쓰레기매립장에서 바람을 통해 주거지역까지 냄새가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단 내 위치한 시멘트 공장의 비산먼지도 골칫거리다. 시멘트공장의 특성상 세륜시설 및 사전 물 뿌리기 등 청결상태 유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도 모래와 자갈 등의 반입을 100% 막을 수 없어 레미콘 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소량의 ‘비산먼지’를 차단할 수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은 시멘트 공장의 외곽이전이지만, 시에서 임의로 이전을 명령할 수 있는 근거도 없는 데다 기존 입주해 있던 업체를 쫒아낼 수 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 박모(56·청주 흥덕구 복대동) 씨는 “특히 여름에는 산단에서 불어오는 악취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출근길에 길을 걷는 초등학생들조차 코를 막거나 기침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건강까지 걱정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각종 공해 해결책 없나?

시는 고질적인 청주산단 내 악취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말부터 ‘산단 내 악취절감’을 시장중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청주산단 내 악취절감을 위한 과제를 충북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 환경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연익주 한국교통대 교수와 악취 원인과 절감방법 등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시는 산단 내 지정학적물질 조사와 악취 기상도 마련 등을 통해 올 11월말까지 과제결과를 발표하고, 중장기적인 악취근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시의 대처에도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인근 주민들은 주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서모(47·청주 흥덕구 복대동) 씨는 “중장기적인 해결책도 좋지만 당장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루가 멀게만 느껴진다”며 “일단 악취 진원지로 의심되는 업체들에 대한 관리는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산단 내 개별시설에 대한 정기점검을 강화하고 악취발생 우려지역을 별도관리하고 있지만 악취에 대한 원천적인 방지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올 11월 산단 내 악취발생원과 배출특성, 강도 등에 대한 과제결과가 나오면 이전보다 훨씬 효과적인 악취근절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산단 내 31개소에 대한 악취오염도 검사결과 3개소를 적발해 개선을 권고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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