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일자리를 찾는 대학생의 ‘아르바이트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의 영향으로 각 공공기관은 물론 편의점, PC방, 택배물류센터 등에 구직을 원하는 대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실제 대전시가 지난달 12일부터 3일간 대학생들에게 행정경험과 학비마련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공고에서 전체 50명 모집에 1155명이 지원, 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은 7월 한 달간 대전시와 각 사업소 등에서 자료정리와 카드정리, 기록물관리 등의 업무를 맡아 근무하면서 사회경험을 쌓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노리고 있다.

또 일부 학생들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커피전문점 등 비교적 업무가 단순하거나 주말을 활용해 근무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부담감도 없고, 평일을 이용해 해수욕장을 찾거나 배낭여행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학생들은 용돈 벌이나 스펙 쌓기보다는 학비마련 등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대를 전역한 복학생들은 예전보다 높아진 대학 등록금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부모님을 위해 여름방학 기간 학비마련을 목표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대학생 이 모(23) 씨는 “군대를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하고 보니 부모님께 손을 벌리며 생활하는 것이 너무 철없이 느껴져 방학 기간 아르바이트를 통해 등록금을 마련해볼 생각”이라며 “가정 경제사정도 좋지 않아 학교를 계속 다니려면 방학 이후에도 틈틈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하는데 경쟁률이 심해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이유로 편의점, PC방, 택배물류센터 등 야간아르바이트 업종에도 지원자가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희망하는 구직자가 몰리면서 업체들의 선발 조건도 덩달아 까다로워지고 있어 이들이 취업까지 성사되기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학이 시작되면서 아르바이트 희망자는 많은데 대부분 1~2개월 단기간 근무를 원하고 있어 채용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최소 6개월 이상 근무를 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는 학생도 많지만, 장기 근무가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하고 개학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는 학생도 많아 채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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