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까지 인상이 예고되면서 서민가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전과 충남지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부터 무려 11개월간 4%대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벌이다 올해 초 3%에 진입한 후 3월과 4월에는 2%대 상승의 안정을 보여왔다.

휘발유값 등 유가 강세 속에서도 농수축산물 가격이 그나마 안정세를 되찾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뭄의 영향으로 일부 품목의 경우 전년의 2~3배 가량 가격이 올라 서민가계의 체감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도시가스요금 인상이 확정되고 전기요금마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해와 같은 ‘고물가 지옥’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불안에 가뜩이나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서민들은 전기요금까지 오를 경우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을 줄일 수 밖에 없어 예년보다 더 ‘더운’ 여름을 걱정하고 있다.

◆가뭄에 식탁물가 ‘비상’

5월 들어 시작된 104년만의 가뭄 등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그야말로 천정부지다.

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농축산물 일일 도매가격동향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배추 10㎏의 가격(도매)은 8143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 가격(2195원)과 비교해 271%나 올랐다. 양배추(8㎏) 가격도 지난해 6월 평균 2366원에서 올해 5504원으로 132.6%나 급증했다.

지난 5월 이후 지속된 가뭄에 출하량이 대폭 줄면서 대파와 쪽파, 양파 등의 농산물 역시 크게 올랐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파는 1㎏에 2134원으로 지난해 6월 평균 가격(687원)과 비교해 무려 210.6%나 치솟았고 쪽파(1㎏)와 양파(1㎏)도 작년과 비교해 각각 59.4%, 48.5% 급증했다.

기상 악화로 사과(후지) 상품과 중품이 각각 31.1%, 89.4% 치솟는 등 과일 값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도 닭고기 1㎏이 3397원으로 지난달 보다 8.7%, 작년과 비교하면 11.8%나 가격이 뛰었다.

◆전기요금 4%대 인상 예상

지난달 한국전력은 요금현실화와 수요억제를 위해 13.1%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지경부 전기위원회에서 전체적으로 인상 폭이 크고 용도별 인상폭 균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반려된 바 있다.

전기요금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과 각 가계의 생활, 전력다소비 대기업의 활동에 대한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무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전력소비 성수기를 앞두고 전기요금을 평균 4% 안팎에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한국전력과 정부의 이견이 크고 산업계와 재계의 반발이 거세 좀처럼 인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달 안에 4%대에서 인상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시가스요금 4.9% 인상

지식경제부는 유가상승으로 인한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단가 인상 등으로 지난달 30일부터 도시가스요금을 4.9% 인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택용은 5.0%, 업무난방용 4.0%, 산업용 5.6%, 일반용 4.9∼5.2%, 열병합 등은 4.2~5.4%로 각각 오른다. 요금 인상으로 일반가정은 월 평균 711원(4인 가구 7월 평균 사용량 17㎥ 기준) 정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유가상승으로 LNG 도입단가가 올랐고 올해 도매공급비용이 인하됐기 때문이라는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김대환·조재근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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