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이 66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원군 주민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높은 참여율을 기록한 동남권 농촌지역의 선전이 큰 몫을 했다.

반면 전체인구 60% 가량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던 서북권 도시지역은 평균값을 밑돌며 투표마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었다. 균형발전의 기대심리가 농촌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했다면 도시지역은 투표에 대한 무관심과 이를 적절히 대비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미진한 대책이 저조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남권 선전… 개발심리 반영

지난 27일 치러진 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청원군 주민투표 결과 전체 유권자 12만 240명 가운데 4만 4191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36.75%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에선 찬성 79.0%, 반대 21.0%로 압도적인 차이로 통합이 가결됐다.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초 반대여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동남권 농촌지역이 참여율은 물론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4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은 동남권에 속한 낭성면(49.8%), 부용면(47.9%), 가덕면(41.8%), 미원면(41.5%) 등 4곳 뿐이다. 찬성률 또한 이곳에 속한 낭성면(84.9%), 남일면(84.0%), 남이면(85.0%), 미원면(79.0%) 등이 80% 안팎의 압도적인 차를 보였다.

그동안 통합 반대여론이 우세했던 이들 지역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청원군의 동서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통합이 유일하다는 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토대로 민간협의기구인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를 비롯해 청원군 등이 집중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선 것 또한 주효했다.
 
특히 낭성면 등이 투표율과 찬성률 모두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산성도로 개설이나 시내버스 요금단일화 등으로 직접적인 혜택을 받음으로써 통합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욱 커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동남권 가운데 문의면(투표율 32.6%, 찬성률 67.7%)과 최저투표율을 기록한 현도면(투표율 27.3%, 찬성률 67.0%) 등은 그동안의 지역별 불균형개발에 따른 피해의식이 상당부분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북권 저조… 무관심에 발목

청원군은 애초 전체 투표인수 중 26.7%를 차지하는 오창읍, 14.2%의 내수읍, 13.6%의 오송읍 등 서북권 3개 지역의 주민 절반만 투표해도 개표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실시된 각종 통합여론조사에서 70%이상이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창읍은 31.3%로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오송읍 또한 35.3%로 평균에도 못미쳤다. 그나마 내수읍이 38.1%를 기록하긴 했지만 기대에는 역시 못미치는 수치다. 더욱 의외의 결과는 그동안 통합 찬성여론이 우세했던 이들 지역 가운데 오송읍이 65.9%의 최저 찬성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오창읍도 77.6%의 찬성률로 평균값을 밑돌았다.

이는 지역 최대현안임에도 불구하고 도시민들의 무관심이 투영된 결과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세부적으론 그동안 소각장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오창읍의 경우 행정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통합 반대단체가 인구가 많은 이들 지역을 중점적으로 활동한 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일반적으로 도시민들의 선거나 투표에 대한 무관심도가 높은 것을 감안하면 행정기관이 보다 투표참여 대책을 충실히 마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창·오송·내수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 상당수가 청주에서 직업활동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청주시의 역할부재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여론이다.
이와 관련 한 지역원로는 "청주·청원통합에 대한 찬반양론이 존재하는 청원지역에서 주민들이 압도적인 찬성의견으로 통합이 성사된 만큼 앞으로 통합시 출범까지 더 이상의 주민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만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분석해 민심을 제대로 읽고 향후 행정추진에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 주민투표 개표결과

 

지   역 투표율 찬성 반대
내수읍 38.1 85.1 14.9
오창읍 31.3 77.6 22.4
오송읍 35.3 65.9 34.1
낭성면 49.8 84.9 15.1
미원면 41.5 79.0 21.0
가덕면 41.8 74.0 26.0
남일면 39.4 84.0 16.0
남이면 40.6 85.0 15.0
문의면 32.6 67.7 32.3
현도면 27.3 67.0 33.0
부용면 47.9 71.0 29.0
강내면 37.7 85.1 14.9
옥산면 34.4 82.9 17.1
북이면 35.6 73.4 26.6
부재자 70.8 68.4 31.6
합 계 36.7 79.0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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