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55) 전 서원학원 이사장이 지난 25일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북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의 사망 사실을 홍콩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지 경찰은 김 씨의 몸에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유가족들은 '심장마비'로 김 씨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김 씨의 사망사실을 통보받은 뒤 홍콩 현지로 출국해 현재 김 씨의 사망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김 전 이사장이 1주일전부터 심장 등 몸이 좋지 않았다"며 "자살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씨는 19대 총선 직전인 지난 4월 새누리당 정우택(청주상당) 의원의 성추문 인터넷 유포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유력한 인물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오후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올라온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 변태적 성매매 의혹'이란 제목의 글이 이튿날 김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게시됐다.

게시 경위는 김 씨가 직접 글을 올렸거나 인용복사한 것이 아니라 블로그 글의 추천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연동, 게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4월 김 씨를 불러 페이스북에 글이 게시된 경위 등을 조사했지만, 김 씨는 "해당 블로그를 방문한 사실이 전혀 없다. 해킹당한 것 같다"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김 씨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고 김 씨의 변호인을 통해 출석요구를 했지만, 이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블로그 글 게시자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역할을 할 수 있는 김 씨가 사망하면서 성추문의혹 유포사건은 미제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 관계자는 “블로그 운영자나 글 게시자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수사대상인 김 씨가 사망하면서 (김 씨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는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인 10월 11일까지는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수사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사중지’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 대변인을 맡았으며, 그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청주 서원학원 관선이사장을 지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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